여기에 우리 머물며 / 이기철

by 김 혁 posted May 2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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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우리 머물며 / 이기철 - 풀꽃만큼 제 하루를 사랑하는 것은 없다 얼만큼 그리움에 목말랐으면 한 번 부를 때마다 한 송이 꽃이 필까 한 송이 꽃이 피어 들판의 주인이 될까 어디에 닿아도 푸른 물이 드는 나무의 생애처럼 아무리 쌓아 올려도 무겁지 않은 불덩이인 사랑 안 보이는 나라에도 사람이 살고 안 들리는 곳에서도 새가 운다고 아직 노래가 되지 않은 마음들이 살을 깁지만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느냐고 보석이 된 상처들은 근심의 거미줄을 깔고 앉아 노래한다. 왜 흐르느냐고 물으면 강물은 대답하지 않고 산은 침묵의 흰 새를 들 쪽으로 날려보낸다 어떤 노여움도 어떤 아픔도 마침내 생의 향기가 되는 근심과 고통 사이 여기에 우리 머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