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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방에서 내려다 보이는 계곡 풍경 )              
                                                
    북해도 (北海道)여행기(3회)                               청초
                                            
      호텔입구에서 느닷없이 데려온 아이들 손님의 키가 몇센티니 하고 일일이 채크를
    한다.무엇 때문에 아이들의 키는 재는걸까 ? 침구 크기 때문에 그러는가 했더니
    웬걸 호텔안을 돌아 다니는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모두 유카타(浴衣)를 입혀 놓았다.
    누가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알수가 없다. 그래서 아까 들어올때 아이의 칫수를
    물은것이라는게 짐작이 갔다.

      우리에겐 다다미방이 배정이 되었다.  아직도 파란 풀 빛갈이 그대로 살아있다.
    향긋한 풀돗자리 내움이 풍기는 다다미에 방 한가운데 큰 탁상위에 찻상을 차려
    놓은 솜씨가 정성스럽다. 준비해 놓인 따끈한 물에 우선 녹차를 한잔 씩 타서 마시니
    쌓였던 피로와 불만이 일시에 사그러진다. 우리가 과연 일본에 여행을 왔구나...하는
    실감이 느껴졌다.

    유카타(浴衣)를 입어서 일본인 같이 보이는것도 싫고 수많은 사람들이 살에 닿게 입고
    벗고 했던 옷이다. 물론 세탁을 했겠지만 그 옷을 입는건 좀 꺼림직 한게 마음에 내키
    지가 않았다. 온천욕을 들어가는 데도 모두들 유카타를 입고 있다.호텔에 비치된 북청
    색의 똑같은 타올을 들고 다들 똑 같은 차림이다. 게다가 똑깥은 쪽발이 스리퍼까지....
    아마 그게 호텔 손님 구별법이 아닌가 싶다.

      엘레베이타를 탓을때 제일 헷갈린다. 서로 겨우 타기도 하고, 안쪽에서 사람들을
    헤치고 먼저 내려야 할때, "미안합니다...해야 할지....?"  " 스미마생 해야 할지....?"
    하여튼 우리는 여행을 하는동안 끝끝내 유카타(浴衣)를 입지도 않았고 호텔타올도
    쓰지 않고 우리가 가져 온 수건을 썼다. 평소에 공중목욕탕에 들어갈 경우 샤워만
    하고 나오던 습관대로 수도꼭지 하나 차지하고 그냥 비누질만 하고 씼고 나왔다.

    그랬더니 남편이 여기 온천 물이 너무나 좋다고 가이드가 말 했는데 왜 욕조에는
    안들어 갔느냐고 말을 한다. 나는 다시 온천에 돌아 들어가서 정식으로 입욕하고
    그 다음날도 아침 일찍이 온천욕을 했다. 공중탕에 들어가는 게 좀 찝찝하긴 하지만
    역시 온천물이 좋긴 한것 같다.

    욕탕안에서 수도꼭지를 트는데 어찌 틀면 뜨거운 물이 확 나오고 또 어찌 틀면
    찬물이 안 나오고 샤워기에만 나오고 수도꼭지에는 안나오고,,, 옆에 앉은 어떤
    부인이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 가눔이 안가서 우선 서투른 일본말로
    "나는 한국에서 왔는데 일본말이 서틀러서..."
    "이 수도 꼭지를 어찌 쓸지 몰라서... 한국말을 좀 아시나요?"
    했더니 고개를 썰래 썰래 흔들더니 그만 슬그머니 나가 버린다. 목욕이 다 끝나서
    나갔는지는 몰라도 ... 그래도 다음에 또 도전을 해 보아야지 생각하고 내 짧은
    일어 (日語) 실력에 혼자 고소(苦笑)를 금치 못했다. 그런데 이곳 온천이 일본에
    서 꽤 좋은 유황온천이라고 한다. 역시 효과는 좀 있는것 같다. 발가락 사이가
    꾸덕꾸덕한게 기분이 상쾌하다.

      8월10일날씨가 쾌청하다. 어제, 오늘 장대비가 온다고 하더니 일기예보는 빗나갔다.
    어두워진 뒤에 방에 늦게 들어와서 못 보았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내다 보니 약간의
    운무가 서리고. 창을 통해 눈 아래를 내려다 보니 계곡의 물이 하얗게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흐르는 절경이 펼쳐져 있다.

    갈매기 소리가 들리나 했더니 까마귀 소리다. 식사전에 호텔근처에 산책을 나갔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친절하게 웃으면서 먼저
    "오하요 고자이마스"  일본인들은 참으로 친절하다. 그리고 나이 먹은사람들의
    체구는 정말로 왜소하다. 관광 지역이니 그리하라고 훈령이 내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관광객 중에는 대만인들이 많다. 사진 찍기를 부탁하면서
    "Are you Chinese ? " 하고 물으면
    "No, we are from Taiwan." 이란다. 그들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우리 일행중에 두돐이 않된 어린 쌍둥이가 끼어서 왔다. 항상 쥐어 짜듯 울고
    보채더니 오늘 아침에는 기분이 좋다. 역시 어린이도 웃고 명랑해야 귀엽다.
    그 아이의 부모는 늦게 결혼하여 인공수정으로 임신하여 얻은 아이라 두돐기념
    으로 외가집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대동하고 여행을 왔다고 한다. 엄마는 의사라
    출근을 하기 때문에 외할머니가 보살피는 모양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큰 식당에 모여 한꺼번에 식사를 할려니 뷔페식으로
    된 메뉴를 내 식성에 맞게 골라 담다보니 남편과 나는 그만 서로를 잃어 버렸다.
    여행 와서 식사도 헤어져서 먹게 되다니...

      밥을 먹고 바로 관광을 나가야 하기 때문에 바쁜시간에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사방을 둘러보아도 눈에 안 보여서 그냥 서있던 자리 옆에 앉아서 먹을려고 막
    한 수푼을 드는데  남편이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나서는 내 음식쟁반을 들고 앞서서
    성큼성큼 걸어간다. 그 덕택에 높다란 천정 위로부터 훤하게 보이는 훼어그라스 큰
    유리창 넘어로 시원한 계곡 경치가 내려다 보이는 특급 자리에 우아하게 앉아서
    즐겁게 맛있는 아침식사를 할수 있었다.

                                            2003년 8월 15일
                                                         08년 6월 30일
                       (호텔 부페식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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