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08.07.21 15:37

새로 산 T.V.

조회 수 668 추천 수 6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새로 산 T.V.                                       청초

    이곳에 이사 오기 직전에 샀던 T.V.하나가 고장이 났다. 내 방에서 보던 T.V.다.
    몇 년 후면 지금 쓰는 것들은 모두 못 쓰게 된다고 한다. 방송 출력 방식이
    달라져서 그렇다고 한다. 그때 까지 참아 주면 좋으련만 어디 그게 뜻대로
    되는 일인가.  

    최근에 알아보게 내가 눈이 나빠져서 화면은 그런대로 보이지만 설명으로 넣는
    글자가 잘 안보이니 그게 문제가 되었다. 거실에 놓인 것은 이미 10만원 정도
    돈을 들여서 손을 본 터라 그걸 바꾸기는 아깝고 우선 내 방에서 보던 것을  
    바꾸기로 한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사면은 시중 보다 싸다며 작은 아들이
    그렇게 해서 구입 의뢰를 했다.  

    그런데 몇일 후면 배달되리라고 기대했던 이 물건이 오지를 않는다. 메스콤에서는
    심심치 않게 인터넷 사기사건을 보도 한다. 카드결제니 물건을 받고 나서 싸인을
    한다며 걱정을 말라고 아들이 거듭 설명을 한다. 나는 모든 걸 현금 박치기로 해
    오던 터라 그런 큰 물건을 산후 쓰는 카드 사용방법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래도 보름이 넘어가니 영낙없이 사기를 당했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처음에는 물류 대란 때문이라더니 나중에는 시중에 그런 모델 상품이 품절이란다.

    한편 은근히 마음이 동한 듯 남편은 집에 다니러 온 큰 아들과 함께
    "새 T.V는 거실에. 지난번에 고친 거실 것은 안방으로 하면 어떨까 ? ^^ "
    하면서 짐짓 내 눈치를 살핀다. 나는 일언지하에
    “안 돼요! 내가 결혼하고 평생 사는 동안 내 마음대로 한 것은 전기미싱 하나 바꾼
    일 밖에 없어요.!!“ 하고 거절의 표시를 해 놓았다.  

    여러 번의 재촉 전화 끝에 드디어 물건이 온다는 날 아침이 되었다. 나는 안방에
    배달원이 들어온다는 생각을 하니 노상 읽는다고 머리말에 이것저것 두서없이
    쌓아놓은 책들, 글에 관한 프린트 물과 과제 물 등등 늘어놓은 것을 좀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도 좀 복잡하다. 평소 나 답지 않게 단호히 말해 버린
    터라 나는 그 물건은 자연스레 내 방에 놓게 되어 있다고 생각을 해온 모양이다.  

    사기 사건운운 하며 전전긍긍하다가 하도 오랜만에 배달된다는 소식에 마음이
    편해져서 남편에게 지나가는 인사말로 물었다.
    “T.V.가  온다는데 당신 기분은 어때요?‘^^
    ”몰라, 나는 아무런 생각도 없어!!“ 하는 게 아닌가.
    당연히 "좋아" 할줄 알았는데 보아 하니 기분이 별로인 듯이 보인다. 언중유골이라
    지난 번 아들아이 하고 말했던 농담처럼 흘린 이야기가 불현듯이 떠 올랐다.
    내 마음은 슬럿 머신처럼 '좌루루' 순간 빠르게 변했다.
    “알았어요. 그  T.V는 거실에 놉시다.”
    남편은“아니야 당신 방에 ” 이런 식으로 옥신각신 끝에 결국은 거실에 두게 되었다.
    " 거저 집안 편안 한게 제일인기야!!" ^^  

    새 T.V.는 화면도 크고 두께도 아주 얇아서 공간감이 많다. 고운 칼라화면에 동물의
    왕국의 사자나 동물 등이 실물 크기로 바로 옆에서 튀어 나올 듯 생동감 있고 선명하다.  
    그 동안 우리나라가 여러 방면에서 너무나 큰 발전을 하였다. 중동의 세기적인 석유
    부호들이 타국 제품을 제치고 사들이는 제품이라니 너무나 훌륭하고 음향도 좋다.  

    남편 생각은 거실에 초대형 T.V를 놓고 싶은 마음인 것 같다. 그러나 이번에 바꾼
    T.V.도 먼저 것보다 크고 소비전력도 많다. 그러잖아도 에너지 절약이니 하면서 온
    세상이 절약 모드로 나가는 추세에 다달이 나올 전기 값도 문제다. 동네 반상회에
    나가니 어떤 중년 아주머니가 한달 전기 값으로만 36만원 정도나 나간다며 죽는
    시늉을 한다. 거실에 사십 몇 인치 안방에 오십 몇 인치 T.V를 설치하였더니  
    그렇다고 한다.

    아파트 평수 넓으면 관리비 많이 내듯 엄청난 전기료를 감안한다면 너무 큰 화면의
    T.V.를 좋아 하는 것도 생각 해 보아야 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한 달분
    전기료가 나오는 걸 보고 생각해 보아야지.... 보지도 않으면서 습관처럼 T.V를
    그냥 켜 둔채 오며가며 다른 일을 하던 요 얼마 전 버릇이 일시에 멈춰 졌다.
    비싼 전기료 생각을 하면 안 볼 때에는 철저하게 끄고. 풀러그 까지 빼어 놓으니
    오히려 전기 값이 덜 나오지 않을까....  

    언제 까지 긴장을 해서 그렇게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끼는 것 이상의 절약  
    방법은 없을 테니까...  
                                                 08년 7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