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은 / 우심 안국훈

by 김 혁 posted Aug 0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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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씩은 / 우심 안국훈 - 가끔씩 비우는 것도 괜찮다 맑은 샘물도 고이면 썩지 않던가 그냥 욕심 잔뜩 품고 있다는 건 아픔이야 꽃도 피고 지기에 아름답고 향기도 없어지기에 향기로운 거지 삶이 흔들리는 건 아직 흘린 눈물이 있다는 것 일렁이는 감동이 있어야 행복하잖아 가끔씩 흔들려 보는 것도 괜찮다 뿌리가 송두리째 썩는 것보다 낫잖아 마냥 슬픔 하나 품지 않으려는 건 결벽이야 하지만 쉽게 무너지면 안 돼 수백 년 그 자리 그대로 지켜선 돌탑을 보라 그렇다고 함부로 꺾여도 안 돼 흔들리는 갈대는 스스로 사유하듯 노래부른다 그리워 비우는 것도 괜찮고 보고파 흔들려 보는 것도 괜찮지만 새봄에 꽃물 번지듯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고 싶은 일 하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