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허수아비

by 이용분 posted Sep 2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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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수아비

      눈치보며 잽싸게
      보채던 참새도
      긴 줄에 매달린
      빈 깡통 흔들어 대며
      훠어이~~

      눈 대중 맟추며
      새를 쫓던
      아해들도
      이제 집으로
      다 돌아가고

      추수 끝난
      석양의 들녘에 외로히
      홀로
      삐딱하게 서 있는
      빈 들판의 허수아비

      들판에 익어 가는 곡식들 그득하던 그 시절
      이를 탐내는
      참새 떼들이 날고 앉으며
      애를 먹일 때에는
      어떻게 하면 참새들을 쫓아 버릴까 ?

      빨간 옷 파란 옷
      고개 갸웃 대며 멋진 뉴 훼션 입혀 주더니
      이제 추수가 끝나 버린 빈 들판
      아무도 쳐다 보지도
      거들 떠 봐 주지도 않아서

      이 추운
      겨울날에 밀집 모자
      베 적삼 베잠뱅이
      여름 철 옷을 걸친채
      빈 들판 지키며

      오늘도
      고향 찾아 멀리 떠나 가는
      기러기 떼들을
      부러운 듯
      하염없이 바라다 본다.

                   05년 2월 1일씀
                                      08년 9월에  청초

(초등학교 교정에  서 있는 허수아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