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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 앞에 나는 / 김경호 - 그대 앞에 나는 한 포기 들풀이어도 좋다. 갈밭에서건 봄뜰에서건 나는 혼자여도 좋다. 목숨처럼 삼아온 일도 사랑처럼 지녀온 일도 멀리 바라보면서 이 가을에는 갈대처럼 서 있고 싶다. 버리며 사는 일과 주고 사는 일에 가끔은 잊고 사는 일에 한 때는 표절된 그림처럼 멋적은 시간도 있었지만 묵은 잡지의 때 지난 이야기처럼 눈물 같은 얘기 하나 간절한 말 한 마디도 모를 일로 하고 이 계절에는 혼자서, 나 혼자서 텅 빈 마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