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기도 / 김사랑 -
삶에 평안함을 주소서
갈바람 불면 흩어지는 낙엽과 같이
뒤척이며 잠 못드는 밤입니다
생의 한가운데에선
누구나 어둠을 밝히는 촛불인가 봅니다
지는 낙엽에서 눈시울 붉어지고
이름없는 풀꽃이 지는 동안에도
한숨이 새어나오니
강아지풀처럼 여린 삶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하느님 저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진정 그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행복과 축복을 주소서
옷벗는 나무와 같이
욕심을 덜어 내게 하시고
지는 낙엽과 같이
제 갈길을 가게 하소서
아무리 삶이 어렵고
구차한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하여도
방황하거나 망설임없이
생을 다해 진실로 임하게 하소서
가을에는 뜨거운 희망 하나 갖게 하소서
가을에는 축복된 삶 속한
환한 웃음을 잃지 말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