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85 추천 수 6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11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 - 말을 하기 보다 말을 쓰고 싶습니다 생각의 연필을 깎으며 마음의 노트를 펼치고 웃음보다 눈물이 많은 고백일지라도 가늘게 흔들리는 촛불 하나 켜 놓고 등뒤에 선 그림자에게 진실하고 싶습니다 피었을 땐 몰랐던 향긋한 꽃내음이 계절이 가고 나면 다시 그리워지고 여름숲 지저귀던 새들의 노래소리가 어디론가 떠나고 흔적 없을 때 11월은 사람을 한없이 쓸쓸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바람결에 춤추던 무성한 나뭇잎은 떠나도 홀로 깊은 사색에 잠긴 듯 낙엽의 무덤가에 비석처럼 서 있는 저 빈 나무를 누가 남루하다고 말하겠는지요 다 떠나보낸 갈색 표정이 누구를 원망이나 할 줄 알까요 발이 저리도록 걷고 걸어도 제자리였을 때 신발끈을 고쳐 신으며 나는 누구를 원망했을까요 그 길에서 하늘을 보고 땅을 짚고 몸을 일으켜 세우며 나는 또 누구를 원망했을까요 하늘을, 세상을, 아니면 당신을 비록 흡족치 못한 수확일지라도 그 누구를 원망하지 말 것을 자신을 너무 탓하지 말 것을 한줄 한줄 강물같은 이야기를 쓰며 11월엔 한그루 무소유의 가벼움이고 싶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17 그대여 가을입니다 / 김설하 김 혁 2008.10.16 650
5016 사대부고 7회 가을 여행:"이효석의 발자취를 찾아서” 2 이용분 2008.10.18 1153
5015 메밀꽃 필 무렵(혹시 못 읽으셨거나 잊어버린 분을 위하여) 이용분 2008.10.18 709
5014 가을 레슨 / 채희문 김 혁 2008.10.20 628
5013 어떻게 미강 2008.10.20 620
5012 당신의 가을이 아름다울 때 / 이채 김 혁 2008.10.21 585
5011 기울지 못하는 달 박현숙 2008.10.21 590
5010 가을처럼 아름답고 싶습니다 / 이채 김 혁 2008.10.21 712
5009 중년의 가을 / 옥산 나선주 김 혁 2008.10.22 635
5008 이웃 사촌 ( 첫번째 이야기) 이용분 2008.10.23 840
5007 하루를 감동의 선물로 해주는 사람 박현숙 2008.10.23 692
5006 가을의 기도 / 김사랑 김 혁 2008.10.24 709
5005 마음이 뜬구름 같은 날에는 / 김윤기 김 혁 2008.10.24 784
5004 이웃 사촌(두번째 이야기) 이용분 2008.10.25 696
5003 자연이란.... 이용분 2008.10.26 621
5002 그리운 이여 이 가을에 / 김세실 김 혁 2008.10.26 673
5001 갈대 4 이용분 2008.10.27 644
5000 가을 2 미강 2008.10.28 720
4999 가벼운 걸음으로 오세요. 1 박현숙 2008.10.28 739
» 11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 김 혁 2008.10.28 785
Board Pagination Prev 1 ...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 358 Next
/ 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