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목련)
웰빙시대에 맞추어 하천을 잘 살려서 주민들의 아늑한 휴식공간을 만들려는 시(市)의 노력의 결과인지 어느 날 부터인가 탄천에 야생 기러기 같기도 하고 오리 같기도 한 새들이 여러 종류의 다른 새들과 함께 서식하기 시작 하였다. 어름 위에서 꽁지 꼬리를 깝짝거리며 먹이를 구하는 도요새 같은 새도 있고 이따끔 머리위에 가늘고 하얀 깃을 꽂은 흰 해오라기 새도 보인다. 기러기들은 처음에는 대여섯마리가 무리져 헤엄쳐 다니는걸 보고는 신기하여 아! 저게 야생 오리가 아닌가? 그러나 겨울이 되면 북쪽으로 돌아 가겠지 하고 떠날 손님 보듯 하면서도 여기서 월동을 하겠는가 하고 궁금해 하던차 여기서 알을 나서 품으며 터를 잡은 모양이다. 이제는 상류로 부터 중류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여러 무리의 오리들이 제가끔 끼리끼리 어울려서 평화롭게 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깃털 색깔이 흰색과 진한 갈색이 섞인 얼룩덜룩한 보호색이라 좀 멀리서는 개울에 있는 돌맹이와 분별이 안되어 기슭에 있을 때나 건너편 쪽에 앉아 있을 때에는 여간해서 알아 보기가 힘이 든다. 그래서 이들을 보려면 몰래 살금살금 다다가서 조용히 앉아서 구경을 해야 된다. 나는 이들을 사진 찍기를 아주 좋아하는데 이렇게 사람을 멀리하니 여간해서 순간포착을 하기가 힘이 든다. 그런데 하류에 가면 백조 같이 예쁜 오리들이 살고 있다고 누군가가 귀뜸을 해 주는게 아닌가 ? 어느 날 아주 추운 날씨에도 그 곳에 찾아 가보니 건너편 기슭 풀숲에 드문드문 쉬고 있던 오리들이 우리를 보자 뒤뚱뒤뚱거리며 물위로 헤엄쳐서 우리들에게 다가오는 게 아닌가. 예의 꿱꿱 소리까지 내면서... 그들은 사람 손에 길들여져 이곳에 나오는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에 익숙하여 도망은 커녕 짧은 꼬리 깃을 살래살래 흔들면서 아주 친밀함을 표시한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에는 집에서 닭은 물론 오리도 몇 마리 키웠었는데 어느 날 오리 한 마리가 솔나무가지 땔깜을 높게 쌓아놓은 더미 아래에서 열두어 마리의 귀여운 어린오리를 나란히 끌고 나오는게 아닌가 ! 얼마나 신기하고 예쁘던지.. . 아마 소나무 잔 가지 땔감 밑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서 알을 낳고 오랫동안 사람 몰래 품어 왔던 모양이다. 보통은 오리 알을 달걀과 함께 닭에게 품게 하여서 깨는데 이 경우는 오리어미가 품어서 오리를 깠던 것이다. 암오리는 갈색 깃털에 참으로 못 생겼었는데 이곳에 있는 오리들은 관상용 처럼 깃털 색이 화려하고 다양하다. 야생오리가 사람에게 절대 곁을 안주고 고고하게 사는데 비해 이녀석들은 사람과 어울려 잘 얻어 먹어서 통통 살이 찌고 잘 사는걸 보면서 귀엽기도 하지만 한편 어찌보면 현실에 야합을 잘 하는 기회주의자 처럼 보이기도 한다. 야생 오리들은 시류에 야햡하지 않고 오직 자기 지조를 지키느라 바싹 마른 선비처럼 보인다. 이웃에 누군가가 집에서 지진 맛있는 전을 식구들이 잘 안 먹어서 가져다가 이들에게 던져주니 돌맹이를 던지는 줄 알았는지 모두 날개를 퍼덕이며 도망을 치더란다. 근처에 돌맹이 위에 소복히 쌓아 놓아도 본척만척 먹지도 않고... 아무튼 탄천에 나가서 이들을 보는 즐거움은 무엇에 비유할까 ? 봄에 초등학교 교문 앞을 지나가노라면 이따끔씩 병아리와 섞여서 새끼 오리를 파는 걸 종종 볼때가 있다. 이런 때면 어릴때 솔나무 땔감더미 밑에서 어미 오리가 새끼 오리 들을 이끌고 나오던 정경이 연상되어 아주 즐거운 마음이 되곤 한다. 집오리나 병아리도 이제는 예전처럼 집에서 키우지를 않는다. 이들을 가까이서 이렇게 볼수 있다는 건 바쁘고 삭막한 세상살이를 하는 요즈음 사람들에게 잠시 나마 시름을 잊게도 하고 자연과 조금은 가까워지게 된것 같아 마음이 흐뭇하다. 09년 4월 9일 ![]() |

2009.04.09 01:20
대쪽 같이 고고한 선비 처럼 ...
조회 수 742 추천 수 68 댓글 3
- ?
-
?
올리신 글은 잘 읽었습니다.
모르쇠님을 마치 엄마처럼 보살피는
따뜻한 마음이 안스럽습니다.
나이는 속일 수없는지 저도 요근래 2. 3년간은
계속 건강이 기울어 갑니다.
최근에도 겨우 유지되는 형편입니다.
처음 결혼을 하고는 턱으로 '물' '담배' '재터리'
이런 식으로 하면 눈치 껏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자판기처럼 서빙을 하던 터였는데
이제는 반대로 되었습니다.
물론 담배는 벌써 안 핀지는 오래 됐습니다.
그는 세탁은 하는것은 물론
깨끗하게 개어서 정리를 해 넣어 주고
물론 집안 청소도 모두 맡아 해 줍니다.
부부는 이렇게 진정으로 서로 돕고 살게 마련입니다.
이렇게 살다 보면 서로 뒤 바꿔 살게도 되니
열심히 보살펴 드리세요.
그곳 계절은 이곳 서울과 비슷 하군요.
꽃샘 추위 같은 것도 하구요.
이곳은 창경원이나 진해(鎭海) 못지 않게
여의도 윤중제 벚꽃이 곱게 피기 시작 했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미강님의 컴퓨터가 고장이라니 유감이군요.
혹씨 한글이 안뜨면 마우스의 화살표를 상단의
주소창을 한변 클릭 하신 다음 한글 변환을 해 보세요.
그럼 형편이 되는 대로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
제 아내(함청자)가 <부고필라>에 실은 선배님의 글
"이웃이 이사 가는 날의 유감"의 댓글에 이렇게 썼습니다.
"이용분 선배님의 글은 <청초>라는 글이름처럼
친근하고 부드러운 풀의 감촉을 줍니다.
<부고 7회 홈>에 가서도 선배님의 글을 자주 읽는데,
늘 따뜻하고 다정한 언니의 말소리를 듣는 것처럼
제 마음이 금방 위로를 받고 쉼을 느끼고는 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사진도 직접 찍어서 정성껏
올리셨군요. 감사합니다."
선배님을 "언니" 대신 "누님"으로 표현하는 것외에는
제 마음과 꼭 같아서 그의 댓글을 빌려 왔습니다.
윗 글도 이선배님의 이름으로 <부고필라>에 옮겨
싣겠습니다.
김현세 선배님은 13회이시군요. <부고필라> 가족중에는
13회에 필라델피아의 이건상, 쌘프란씨스코의 홍경삼
두 동문이 계십니다.
이용분, 김현세 두 선배님과 가족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777 | 사랑이 식으면 여자는..... | 김 혁 | 2009.03.28 | 763 |
4776 | 꽃을 사는 사람들... 4 | 이용분 | 2009.03.28 | 868 |
4775 |
군만두
4 ![]() |
함청자 | 2009.03.28 | 782 |
4774 | 봄날, 사랑의 기도 / 안도현 | 김 혁 | 2009.03.30 | 627 |
4773 | 참된 친구란?(선농단에서) | 박현숙 | 2009.03.30 | 589 |
4772 | 손자 보러 가는 길 1 | 함청자 | 2009.03.30 | 678 |
4771 | 4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 1 | 김 혁 | 2009.03.31 | 688 |
4770 |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 정호승 | 김 혁 | 2009.04.01 | 701 |
4769 | 그리움이란 것은 / 배은미 | 김 혁 | 2009.04.02 | 720 |
4768 | 소중한사람 / 이정규 | 김 혁 | 2009.04.04 | 621 |
4767 | 이웃이 이사 가는 날의 유감 6 | 이용분 | 2009.04.04 | 659 |
4766 | 기뻐하게 하소서 / 이해인 | 김 혁 | 2009.04.04 | 704 |
4765 | 삶의 잔잔한 행복 | 김 혁 | 2009.04.06 | 721 |
4764 | 4월의 꿈 / 이채 | 김 혁 | 2009.04.06 | 685 |
4763 |
자식훈련
1 ![]() |
함청자 | 2009.04.07 | 675 |
4762 | 당신께 드리는 좋은 글(선농단) | 박현숙 | 2009.04.07 | 634 |
4761 | 이렇게 살아가게 하소서 | 김 혁 | 2009.04.08 | 732 |
» | 대쪽 같이 고고한 선비 처럼 ... 3 | 이용분 | 2009.04.09 | 742 |
4759 | 아름다운 만남을 기다리며 / 이용채 | 김 혁 | 2009.04.09 | 617 |
4758 | 걱정을 버리는 6가지 방법 3 | 김 혁 | 2009.04.09 | 620 |
날씨 였습니다.
친구의 방문을 받아서 어제 워싱톤 D. C. 에 벚꽃 구경을
다녀 왔습니다. 다섯 명의 13회 친구 들이 모였었는데
바람이 너무 불어서 꽃잎이 날린다 생각 했는데, 눈도 함께 였어서
꽃 구경을 제대로 못 했습니다.
오랫만에 만나는 친구들은 그냥 옆에만 있어도 반갑고
마음이 편해 집니다.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재미 있게 놀다가 모르쇠 일은 까맣게 잊고
저녁 늦게 집에 왔군요.
요즘 두 딸들이 모르쇠 길 들이기 작전에 나섰습니다.
엄마에게도 자유스런 시간을 주려면 아빠가 혼자서 음식을
하루에 한번쯤은 해결 해야 된다고요.
모르쇠가 이번주엔 다니던 회사에 일이 바빠서 출근을 하고 있는데....
어느날 입을 옷 구두를 챙겨 주지 않아서 짝이 맞지 않은 신발을 신고
갔었어요. 모르쇠가 가끔 이런 답니다.늘 제가 봐주어야 되었거던요.
제 아버님은 구겨진 옷은 절대 못 입으셨고 구두며 모든게 아주 정확해야
되었고, 집안도 늘 청결하고 모든것이 제자리에 없으면 않되었기에
좀 힘이 들어서, 모든것이 느슨하고 하는 행동이 신기하고 웃겨줘서
별로 힘든줄 모르고 도와 주었는데, 딸들은 엄마 아빠 서로를 위해
아빠가 배워야 한다는군요.
엄마가 너무 힘들게 산다고 그럽니다.
모처럼 늦게 집에 오니 저녁을 혼자 해먹다고 합니다.
냉장고에 음식은 데워 먹지 않고, 컵 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었답니다. 그의 건강을 위해 길들이는것 그만 두라해도
않된다네요.
오늘 아이들 봄방학이라 딸네 식구들이 들이 닥쳤습니다.
송아지만한 개까지 데리고요.
미강인 컴퓨터 고장이라 13회 싸이트만 볼수 있고 다른곳은
전혀 볼수가 없다고 합니다.
제가 며칠전에 13회 게시판에 올린 글을 이곳에 옮겨 보라고
친구가 그러는데 괜찮을까요?
건강 지키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