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란장날 꽃집)
우리집에서는 전철 한정거장 다음인 가까운 거리에 모란장이 매 4일과 9일에 선다. 무료함도 달래고 취미생활을 위하여 오늘은 난초와 풍란을 사러 모란장에 가 보기로 했다. 장마가 끝난뒤 닥쳐온 무더위 속에 시원한 지하철을 타니 잠간 피서도 된다. 전철역에서 에스칼레터로 올라서면 초입에 있는 화초가게는 항상 꽃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 빈다. 불경기라 살기 힘들다고들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여유러운지 아니면 꽃에서라도 위안을 얻기 위함에선지 오늘도 예외 없이 이곳은 꽃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우리는 우선 꽃들을 대강 둘러보고 나중에 사기로 하고 다른 생필품도 살겸 시장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며 다녀 보았다. 여름에 신을 목이 짧고 조금 얇지만 운동할 때 신어도 올이 쉽게 안 터질 나일론 양말을 사려니 그도 제 철이 아니어서 그런지 사기가 쉽지 않다. 어떤 상인은 너무나 반듯하고 가지런하게 물건을 정돈을 해 놓고 표정 없이 있다.만져 보기도 하며 물건을 사야 될 처지에서는 상품을 어지럽혀 주는 꼴이 되어서 기웃거리기만 했을 뿐 적극적으로 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저런 아주머니는 집에서 깔끔하니 자기집 살림이나 해야지 장사하기는 글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건을 살려면은 이것 저것 만져도 보고 비교도 해 볼수 있어야지 너무 깔끔을 떨고 있으면 손님이 마음이 불편해서 접근하기 힘들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사히 모두 매실이 건강에 아주 좋다고들 하는데 실제 배가 아플 때도 좋다나...나는 조금만 신경을 써도 배가 아프고 몸이 차도 배가 잘 아프곤 한다. T.V.에서 건강식품 이야기를 들으며 본의 아니게 노상 세뇌를 받아 온 터라 마침 매실이 보이기에 설탕만을 넣은 매실주를 담궈 보기로 마음먹었다. 오늘 장에서 어떤 아주머니의 매실을 사기로 했다. 조그만 소쿠리 하나 수북이 삼천원이라나... 오천원인데 그리 싸게 준단다. 처음 담궈 보는 일이라 실패할까봐서 이것저것 물으니 중년쯤 된 장사 아주머니 `아니 그 나이에 되도록 이것도 안 담궈 봤어요` 한다. 나중에 생각하니 핀잔을 준 셈이다. 매일 장사하는 사람이 참으로 이해심도 없고 불친절하다. 살기가 힘이 드니 마음들이 각박 해 졌나 보다. 매실주 담지 않고도 이렇게 잘 살아 왔는데 뭐가 문제람 ! 그냥 좀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면 될 일이지... 한참 지난 뒤에 생각해 보니 어이가 없다. 다시 화초 가게 근처에 돌아 와 보니 어떤 조금은 뚱뚱한 한 아주머니가 화분을 얼기설기 쌓아 놓은 가게에서 앗차 하는사이 화분이 쌓인 쪽으로 넘어져서 쌓여 있던 크고 작은 화분들이 와르르 무너져서 모두 깨졌단다. 그 아주머니는 넋을 잃고 가게 앞에 앉아 있다. 갑자기 어지럼증이 났거나 장에서 낮 술을 마셨거나겠지.... 그런중에 지나가던 사람들과 주변 상인들이 놀라서 일제히 쳐다보는 통에 어찌할 바를 몰랐기도 했으리라.족히 몇십만원 어치는 깨졌겠는데 호주머니에 배상해 줄 그런 돈이나 있는 사람이었을까 ? 장사도 한꺼번에 몇 십만원 어치의 화분이 깨졌으니 어찌 해결이 날까 ? 우리가 올때까지 그 화분가게 주인은 아무 소리도 안하고 주섬 주섬 깨진 화분 조각들을 치우고만 있었는데... 예쁘게 꽃망울을 맺은 풍란과 난향을 풍기는 난초를 고루 사가지고 돌아오면서 마음이 편치 않다. 남의 일도 잘 된걸 보는게 기분이 좋다. 그래도 당사자는 교통사고를 당한 것보다는 났겠지 ! 요새는 하도 예기치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니 언제나 조심을 해야 한다. 더 큰데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지... 생각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나도 눈이 시원찮아서 돌부리에 걸려서 잘 넘어지는 터인지라 남의 일 같지 않다. `독 장사 옆에는 절대 가지 말라`는 남편의 우스갯소리를 들으며 마음 속에는 그 아주머니와 상인은 어떤 해결을 봤을까 하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05년 7월 21일 09년 4월 25일 ![]() ( 모란장날 인삼장사) ![]() ![]() ![]() ![]() ![]() |

2009.04.25 20:39
어떤 모란장날에...
조회 수 710 추천 수 5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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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후배님.
5 일장날은 나도 이곳으로 이사 온후 생전 처음 가 보게 된 곳이지요.
15년 정도 이곳에 살다 보니 이제는 면역이 되어서 덜 가지만...
갈 때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니 사건들이 있어
글 거리를 찾는 내 입장에서는 좋은 寶庫이지요.
박달나무는 재질이 단단해서 다디미 방맹이 감인데
도마로는 단단해서 좋겠지요.
나도 사진속에서 보게 되었어요.^^
요즈음은 해외에 있는 동문들이 자주 보시는 것 같아
일부러 여러장의 사진을 실어 보았어요.
현세 후배님이 즐거워 하시니 우선 기쁩니다.ㅎㅎㅎ
무슨 씨앗을 파는지 구금하면 사진 右下 귀퉁이에
더불 클릭하고 나서 위성같은 걸 또 클릭해 보세요
수요일마다 나도 방배동 부고 총동사무실로 수필문학공부를
하러가지요.선생님과 학생 모두가 선후배님들입니다.
화기 애애한 분위기지요.
요즈음은 5월 10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노천 극장에서 열릴
선농 축전 때문에 좀 들뜬 분위기지요.
국내에 있으면 서로 만나 보기가 그래도 좀 쉬우련만...^^
그럼 모르쇠님과 후배님 시어머님 모두 건강하게스리
안녕히 계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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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이나 손님을 맞고 보낸 바쁜 주일이였습니다.
헤어질때면 늘 서운해서 마음이 허 합니다.
눈을 즐겁게 해주는 장날의 풍경들이 아름답군요.
저는 꽃을 무척 좋아해서 집안엔 늘 꽃을 달고 삽니다.
사진중에 꽃집이 제일 좋았어요.
장날이 있다는걸 들은적은 있어도 가본적은 없는지
기억엔 없어도 선배님의 사진으로 생생하게 많은걸 볼수있어서
그런곳엘 다음에 고국을 방문할때 가보고 싶은곳으로 마음에
저장해 놓았습니다.
박달 도마는 처음 대하는것이고,메주며 여러가지 사진들이
신기하고 좋기만 합니다.
흐르는 음악은 그냥 마음이 저려와서 눈시울이 젖어었습니다.
매 월요일 아침엔 학교갈 준비로 부지런을 떨어야됩니다.
딸들은 아빠가 배워야 한다고 잔소리를 해 대지만,
많은 날들을 치료한후 기력을 잃은 모르쇠를 나몰라라 할수
없어서 그가 즐겨 먹는것들을 예쁘게 차려놓고 보니 마음이
흐뭇해 졌지요.
제 점심은 시간이 없어서 구운 식빵에 peanut 버터와 포도
Jelly를 발라서 싸고, 사과 한개를 함께 넣는것으로 족해야
되었습니다.
아침은 학교가는길에 먹어야되니까 bagel을
바삭 하게 구워서 cream cheese 를 발라서 bite size 로
짤라서 싸놓고, 차한잔을 준비했구요. 그림도구 모두 차에싣고
아참! 달지않은 cereal 은 꼭 준비 해야 됩니다.
모르쇠에게 잊지말고 아침을 들라는 쪽지를 남기고 떠났습니다.
등교시간 1시간 10분전에 넉넉히 떠났는데, 중간에 큰사고가 있어서
30분이나 지각을 했습니다. 선생님은 아무리 늦어도 결석하기보단
지각이 더 좋다니까 그렇게 시작된 어제 월요일이 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늘 피곤해서 졸음이 올때도 있는데, 저의
의사 선생님이 cereal 을 씹을때 아삭아삭 소리가 잠을 깨운다고
해서 혼자 운전길엔 꼭 갖고 다닙니다.
집에 오기 전에 시어머님께도 들려야 되는 날이죠.
미리 만들어 놓았던 잣,아몬드((almond)와 현미쌀을 곱게 갈아서
만든 죽을 cooler에 어름을 채워서 상하지 않도록 갖고가서 학교
끝나고 곳 들려서 잡수시게 했습니다.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모르쇠와 시간을 보내고 이렇게 마주뵈면서 얘기
하듯 선배님께 또 긴 답글을 썼습니다.
맞아요 선배님과 통하는게 있는것 같아요. 언제고 고국 방문길에
만나 뵙고 싶은 분중에 하나로 마음속의 list 에 정해 놓았습니다.
건강 지키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