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情) / 혜천 김기상 -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사귐에서
자연스레 생겨나고 깊어지는
상호관심과 배려
상호신뢰와 친근감 같은 것
기계의 작동을 원활하게 해 주는
윤활유와도 같이
사람과 사람의 상호 관계를
부드럽고 원만하게 해 주는
살가운 마음씀씀이
자기에게 맡겨진 몫 이상으로
더 베풀고자 하는
넉넉한 덤의식
어려움을 나누어 반감(半減)시키고
기쁨을 함께하여 배가(倍加)시키려는
아름다운 가슴앓이
논리성과 합리성 만으로는
미처 설명되어지지 않는
제법 따스하고 훈훈하며
꽤나 은근하고 끈끈하며
어쩐지 미련이 길게 남는
속정 깊은 마음의 결
잘못인 줄 알면서도
짐짓 모르는 척 눈감아주는
너그러운 마음가짐
부족하고 뒤처져도
알뜰하게 보듬어서 함께 가고자 하는
동반자의 숨결 등등
정(情)이 있으니
세상은 살맛이 나고
인생은 즐겁지 아니 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