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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면치례는 안하는 그들의 의식구조.(일본여행기)                                                청초


      우리 부고 7회 여자동문들 모두가 참례하기 바랬었다. 처음 시도 할때와는
      달리 갑자기 일본과의 첨예한 독도 문제가 불그러졌다. 그리고 해외에
      사는 동문들도 여러 사정으로 참여 못 한채 그냥 여행은 강행하기로 했다.

      나도 개인적인 여행이었다면 요사히 같은 분위기로는 분명히 여행을 취소했을
      것이나. 명색이 졸업 오십주년 기념여행인지라 무던히 참고 떠나기로 했다.

      이왕에 제각각 가고자 원했던 코스가 다름으로 해서 다 같이 가려던 계획은
      일단 수정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아홉 사람의 여자 동문들만이 일행이 되어서
      인천공항에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우연찮게도 부산여고 36년생 8명의 동창생들도 똑같이 졸업 50주년 기념여행차
      동승하고 부부팀도 한쌍 동행이 되어서 그럭저럭 심심치는 않게 구성이 되었다.

      우선 도야마 공항에 도착해보니, 출입국 관리소에서 일본 내국인들은 출구가
      2 개씩이나 마련되어 수월하게 유유히 빠져나간다. 우리가 선 외국인 출구는
      하나라서 여행객들이 꼬리에 꼬리를 달고 출구를 빠져나갈 일이 아득하기만 한데...

      숫자도 작은 그들 일인들은 벌써 다 빠져나가니 이제는 우리를 위해 간판을
      바꿔서 달고 우리를 통관시키려나 하던 기대는 말짱 헛일 주섬주섬 서류가방을
      챙기고 철책 문을 찰칵찰칵 차례차례 닫아걸고는 유유히 사라지는게 아닌가...!!

      이런 얄팍한 日本人들 같으니라구 !!
      그러잖아도 독도문제 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터에 어쩌면 저의 나라에
      오는 손님을 이런식으로 불공평하게 맞이 할 수 있담 !!
      일단 마음속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사정인즉 도야마에 도착한 우리가 타고 왔던 비행기를 타고 갈 한국행
      승객들의 출국심사를 위해 작은 인원의 그들이 교대로 그 일을 하기 위해 가는
      것이란다. 아무튼 우리는 조금 기분이 언짢은 상태에서 여행은 시작 되었다.

      한국에서 이제 겨우 겨울을 벗어났나 싶었는데 우리가 가는 코스는 한국의
      설악산 비슷하게 눈이 쌓이고 그 정도의 흐미진 산골짜기를 찾아 온 셈이다.
      일일이 지명을 거론하기엔 거기가 거기 같이 특색이 없어서 전체적인
      일본에 대한 인상만 이야기하려고 한다.

      우선 그들 국민들은 전체적으로 너무나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다.
      오래된 사찰이 퀘퀘한 냄새가 나도록 잘 보전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전쟁의
      폐해가 없었던 그들의 역사가 부럽기 조차하다.

      길에는 우리나라의 마티스나 프라이드 같은 소형차가 빠르지 않은 속도로 안전
      하게 굴러다니고 있다. 몇십년은 됨직한 고색이 창연한 목조 건물이 서로서로
      시세움 없이 지붕을 잇대어 사이좋게 서있다. 우리가 왜정시대에 보아 왔던 거리
      그 이상의 발전도 후퇴도 없이 그저 고즈넉히 평화롭게만 보인다.

      그들이 한국에 오면 거리에 차들이 온통 대형이라 한국에는 부자가 많은것
      같다고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나 실리적이고 검소한 그들의 생활상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조금만 돈을 벌면 와지끈 뚝딱 멀쩡한 집을 헐어 버리고 새로히 집을 짓거나,
      멀쩡한 새 아파트 내부를 기분 내키는 대로 뜯어 고쳐대는 못 말리는 과소비
      현상과 작태들... !

      우리나라의 시골 초가집들을 모두 스레이트 지붕으로 고쳐서 지붕에 알록달록
      페인트칠을 해서 겉으로 우선은 화려하게 보인다. 그 내용은 형편없이 빈약한
      식의 외면치례는 안하는 것 같은 그들의 의식구조가 부럽기도 하다.

      아무리 집은 오래 되었어도 안에는 화장실을 아주 깨끗하고 질 좋은 휴지를
      마련해 놓은 그들의 배려가 어디를 가나 한결같다.

      문간부터 나와서 깍듯하게 오는 손님을 마지하고 잽싸고 살가운 걸음걸이로
      친절하게 써빙을 하면서 연방 웃음띈 얼굴로 "하이하이" 하면서 대접을 한다.  
      손님이 떠나갈 때면 나와서 떠나가는 우리를 향해서 오래오래 손을 흔드는
      그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음식점 풍경은 어떻한가 눈에 선하게 떠 오른다.
      전반적으로 불경기인듯 우리가 유일한 손님이었기 때문이어서였던 것일까 ?

      우리의 음식점에서는 '여기 무엇이 몇 그릇이요 ' 하고 큰 소리로 외치거나
      이왕에 가져온 음식도 던지듯이 손님 앞에 부산하게 늘어 놓는다.
      자기 집에 온 손님은 마치 제 그물에 걸린 고기인양 착각하고 아무렇게나 경박하게
      대하는 우리의 음식점 문화도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돈을 아무리 많이 벌었어도 외형상으로는 돈이 많은 사람들인지 아닌지
      구별이 안 갈 정도로 여전히 검소하게 사니 그게 바로 국력으로 연결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맨 마지막 날 코스인 겐로쿠엔(兼六園)의 때 맞게 만개한 벚꽃과 나무 밑 등걸에
      붙어 이제 봄이라 새파랗게 비로드 같이 결이 고왔던 물이끼를 뒤로 한 채 공항
      으로 가는 길이다.  버스 차창가로 스치며 지나가는 일본 알프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 보면서 우리는 아쉬운 삼박사일 일정의 여행을 마감 한채 인천공항에
      무사히 돌아왔다.

      싱그러운 봄바람이 부는 인천공항!
      세계적인 공항으로 부상한 인천공항은 비행기가 머무는 주차비용이 상대적으로
      싸서 오사까로 가던 세계의 비행기가 기수를 모두 인천공항으로 돌린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다시금 눈을 크게 뜨고 인천 공항을 바라보게 한다.

      우리의 드높고 맑은 하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산뜻한 바람, 마치 그리던 고향
      집에 다시 돌아 온듯 편안하다. 리무진공항버스의 아늑하던 승차감은 우리나라도
      못지 않게 발전되고 희망찬 모습을 본듯 마음이 따뜻하고 뿌듯하다.
                                                         05년 4월 14일

      이 글은 이미 4년전 이야기다. 그간 우리나라도 많이 발전을 하여 시골집들도
      개량이 되어 많은 변화를 하였다. 새삼 감개무량한 기분도 든다.
      사진속의 우리는 조금 젊지만 이제 조금은 늙었다.^^

                                                          09년 5월 30일






















  • ?
    김호중 2009.05.30 20:40
    이선배님은 글을 잘 쓰시니까 이렇게 여행기를 쓰시면서, 또 쓰신 글을 나중에 읽으시면서 마음으로 여행을 여러번 다시 하시는 것처럼 좋으시겠습니다.
    아울러서 저처럼 선배님의 글을 애독하는 사람들 역시 선배님과 함께 그 때 그 장소로 여행가는 것처럼 느끼며 귀한 체험으로 삼을 것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부고필라>에 글을 실으면서 사진 두 장을 함께 올렸는데, 누가 누구이신지 성함을 적어주시면 좋을 듯하군요.
  • ?
    이용분 2009.05.31 08:08
    김호중 후배님.반갑습니다.

    몇년 전에 쓴글이라
    저 자신도 이런 일이 있었나 싶게 내용이 새롭습니다.
    그래서 모두 나 같으려니... 하고 싣곤 합니다.

    위의 글중에 철자법이 틀린게 있어요.끝의 아래에서
    4번째불럭에 (때 마쳐)가 틀렸어요.

    맨 마지막 날 코스인 겐로쿠엔(兼六園)의 (때 맞게 )만개한 벚꽃과 로 고쳐주세요.^^
    철자법도 많이 바뀌었고 눈도 자판이 잘 안보이고
    기억력도 나빠져서
    매번 사전으로 확인하는 데도 틀리는 때가 많습니다.^^
    햇수도 4년전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의 사진은요.지금 보니 아주 못나서
    알켜 드리고 싶지 않은데....ㅎㅎㅎ

    맨아래 4인이 밥 먹는 광경에서
    왼쪽 창가 까만셔쓰 입은 분은 원경수,
    꽃칼라샤쓰를 입은 분은 김성순
    진보라 상의를 입은 분은 민병채

    오른쪽 창가에 노란셔쓰에 연 보라색 조끼를 입고
    젓가락 들고 카메라를 쳐다 보고 있는 게 이용분입니다.^^


    위에 미강씨가 쓴 콤퓨터 사용법을 읽었는데
    남의 사이트의 경우에는 Reply를 클릭하고

    음악을 <(embed...)>복사하면 바라던 음악을 쓸수 있지요.
    음악 표시가 나온것이면 클릭해서 '속성'을 클릭해서 뜨는
    주소창을 복사를 해서 맨 앞에 <(embed src=...)>를 붙이고
    끝에 마감 '꺽쇠' 표시를 하면 음악이 뜨지요.

    매 사이트마다 제 각각 성질이 달라서
    그냥 복사해서 붙이기를 해도 뜨는게 있고
    어떤것은 복사 금지가 되어서 안되는 수도 많지요.

    화면 크기,색상의 경우는
    그 내용을 복사해서 자기것을 대입시키는 법을 이용하세요.
    그리고 다시 좋은 글을 클릭하면 원상복귀가 되지요.

    제 경험에 의하면 아무리 설명을 해도
    머리에 입력이 안되더군요.
    그저 절실함만이 발전을 갖어 오더군요.

    차차 하세요.
    고통만큼 성취한 기쁨도 따르니까요.^^

    그럼 후배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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