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요의 맛 / 차영섭 -
삶은 바다 같은 것
수면에는 파도가 치고
심연深淵은 잠잠하다
수면이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면
심연은 홀로 사는 세상이다
내 마음 깊숙한 곳이다
심연은 빛이 없어 어둡고
사람들이 들어갈 수 없다
거기, 고요의 맛이 있다
짜지도 달지도 맵지도 않는 곳
기쁨도 슬픔도 성냄도 없는 곳
일체의 집착이 끊어져 외진 곳
고요해서 달빛처럼 맑은 곳
오로지 평안과 평화가 깃든 곳
궁리 궁리 다시 궁리, 심오한 곳
내 안에서 나를 찾아 맛볼 수 있는 고요
잠시라도, 하루 잠시만이라도
정각마냥 들러 시원한 바람 쐬면
조용한 즐거움이 꽃처럼 피어나
향기를 피우는 곳, 나만의 곳
찾아주세요 찾아주세요 잊지를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