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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세월의 덧 없슴이여 !              
                                                       청초
        그냥 물 흐르듯이 흐르는
        시간의 조각들이 모여서
        한 세월을 만든다.

        새해 아침 동해에서 불끈 떠오르던 해,
        지난 섣달 그믐날 불그레하게 노을을 남긴 채
        처연하게 서산으로 지던 해.

        나를 낳아 주고
        그토록 사랑 해 주며 키워 주신 후
        어느 날 속절없이 떠나 버리신 사랑하던 나의 부모님,

        오랜 만에 우연히 만난
        나를 아는 사람의 늙은 모습.
        모르는 사이 커 가는 아이들,

        피는 듯 하더니
        어느 새 지는 꽃,
        끝 모르게 흐르는 물,

        한 여름날 끝을 모르게 푸르고 높던 하늘,
        육칠월에 피어 오르던 뭉게 구름.
        그리고 떠서 어디론가 흘러 가버린 구름.

        헤어진 친구들...
        잠시라도 못보면 그토록 연연 해 하던...
        앞 뒷집 살던 친구.

        살기에 급급하다고
        그간 보지 못한
        그 친했던 친구들...

        책꽂이에 꽂힌 채 누렇게 색이 변한 책들.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난
        물건을 싸두었던 신문지.

        그 당시에는 상당히 심각했던
        온갖 지난 사건들이 실려 있는
        한참 날자 지난 누런 신문지.

        아, 세월의 덧 없슴이여 !

        이 모든 것들이
        모질게 흐르는 세월에 실려
        서로를 잊은 채 떠밀려 간다.

        다시 돌아오지 못 할
        영원한 세계로 떠나 버린
        나의 젊은 날의 소중한 조각들이여 ...

        그러나
        이 봄
        나는 지난 해에 받아 두었던

        분꽃씨와 봉선화씨를
        앞 마당
        한편에 심어 보리라.

        오는 날들을 오래오래
        마음 속에
        붙들어 두기 위하여...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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