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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3 02:48

나의 대머리 아버지

조회 수 680 추천 수 5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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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그림의 소재를 찾다가 반갑게 내 눈에 들어온것이 작은 밴드가

귀에 익은 정다운 음악들을 은은하게 연주해주던 부다페스트에 어느 레스토랑의

사진이 였습니다.

 

 지금 시작한 그림 

 

늘 마음속으로 투우를 하는 장면이나, 무대위에서 발레를 하는장면,

모든 악기가 꽉찬 무대에서 연주하는 사람들을 주제로 그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좀처럼 그런 기회를 못 갖게 되었는데………….

 

여행중에 찍었던 사진을 캔버스에 옮기면서  몇 사람의 반질반질한

대머리들을 그리면서 꽤 오래전에 돌아가신 아버님의 대머리 생각이

문득 나면서 잠시동안  눈 앞이 흐려져 왔습니다.

 

나의 아버님은 대단한 대머리셨습니다. 젊어서는 숱이 많으셨다고 하시지만

나는 본적이 없으니 믿을수는 없었지요.

 

 

 

 

 

나무위에 얼굴이 보입니다

 

 

피난처 대구에서 외갓집 별장이 있는 시골 과수원에서 살때, 그곳 아이들이

서울내기 다마내기 맛 좋은 고래고기. 어쩌고 놀려대서 정이 붙지 못할때

인천에서 왔다는 나보다 세살이 많아서 자기를 언니라고 부르라는 친구를

만나게 되어서 아주 즐거웠고 모든게 신기 할정도로 아는것이 많은 그 언니는

연극을 한다면서 노래를 가르쳐 주고 집에서 연습을 해오라 해서 신이 나서

연습을 했는데…… 이노래를 들은 어머니와 아버지는 대단히 화가 나셨어요.

아버지는 그 무서운 눈 빛으로 쳐다만 보셨는데 어머니는 말로만 야단치지 않고 내

다리를 꼬집어서 핏멍이 들었고, 누구에게 배운것인가 밝혀야 했었습니다.

 

영감님 대가리는 문어빨 대가리 어부 있는 해수욕장 못가보겠구려 이렇게

노래하고 물어보는건 그냥 말로 왜요 하고 물으면  어부들이 문어인줄

알고 잡을 테니까요, 아하하하하,  영감님 대가리는 다듬잇돌 대가리 방정 맞은

여자하곤 못 살아 보겠네 왜요 부인이 다듬잇돌 인줄 알고 방맹이로 두들길

테니까요. 아하하하하, 이런것들을 반복해서 연습을 했죠. 내가 어려서 아버님이

대머리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신다는걸 생각을 못했으니까요.

 

나는 그날 부터 학교에 가도 그 언니를 만나면 않되고 방과후 집에 오면

금족령이 내렸지요.

 

 

 

 

 

 

우리 언니들은 학교 때문에 대구 외갓댁에  있었고, 집에는 팔자 수염이 있고

무섭게 보이는

김 무어라 부르는 장군이 함께 살기 때문에 과수원 문앞에는 늘 헌병이 지키고

있었어요.

가족들이나 과수원에서 일하는 분들이외는 들어올수 없으니 그 언니 말고도 아무 친구도

들라날락 할수 없어서 정말 심심하기 짝이 없는 도중에, 아버님이 강원도로 발령이

나셨어요. 친척 웃 어른들 얘기가 아버지가 너무 고지식해서 좌천이 된거라고 하더군요.

 

서울에서 피난을와서  대구의 촌에서 살다가, 강원도로 두 언니들을 자주 볼수가 없는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나를 끔찍하게 귀여워 해주는 큰 언니를 만나 볼 기약이 없어졌어요.

육이오때 잡혀간 제일 큰 언니를 잊지못해서 아픈 마음인데 또, 아주 못만나면 어쩌나

너무 슬퍼서 몰래 많이 울던 기억이 아직도 그많은 기억중에 또렷이 남아 있습니다.

 

 

할아버지를 이기기 위해 진지하게 생각중인 막내손자 Eric

  

 

 

 

새로 들어온 학교에 친구도 없이 왕따(그 때는 왕따인줄도 몰랐슴) 당하는데

무슨 행사가 있는 날이면 아버지가 학교에 오셔서 연설 한마디 하시고 만세 삼창 할때면

난 쥐구멍에라도 들어갈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별명까지 만들어 누구누구 아버지는 대머리 박사래요 하며 곡을 붙여서

노래를 하며 수근거리고 킬킬대고 웃어대곤 할때마다 나는 제발 아버지가 학교에 오시지

마시기를 간절히 소망했었습니다.

 

아버지는 늘 모자를 쓰셨죠. 아주 드물지만 대단히 화가 나실땐 모자를 벗어

던지셨습니다.

내가 4학년일때 선거가 있있던일이 가물가물 잊혀질듯 기억에 남는데.

어떤분의 지시로 투표함을 바꾸어야 된다는 거라고 어머니께 설명 드리는걸

들었어요. 만약에 그 특정 인물이 부통령에 당선이 못되면 사표를 내게

된다고 하시면서 모자를 팽겨 치시며 썩어빠진 세상이라고 무척 화를 내셨습니다.

 

그후 상부에 지시를 어기셔서 세번에 걸쳐 좌천을 하고 인제 라는곳, 아주 외지로

직장이 옮겨지고 5학년 말기에 서울로 돌아 오게 되었습니다.

 

늘 초저녁이면 잠을 못 이겨서 깊은잠에 빠진 어느날밤 느닷없이 배가 아파서

약을 달라고 어머니께 가다가, 어머니가 아버지께 화를 내시는 소릴 듣고 겁이나서

엉거주춤 하고 들은 내용은 아버지가 한달 월급을 거의다 머리가 새로 나올수있는

것에 쓰셧다고 하는군요. 두분이 말다툼하는 소릴 처음으로 들어서 많은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하면 아버지 머리를 새로 나올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의사이신

친척 아저씨께 도움을 청하러 갔습니다.

 

그리고 아저씨를 만나뵙는 순간 커다란 실망으로 울음이 터졌습니다.

희망을 걸고 찾았던 아저씨도 대단히 반짝이는 대머리 였으니까요.

자기 자신의 머리도 없는 분이 남의 대머리를 고쳐 줄수는 없는 일인것 같아서요.

 

자초지종의 설명을 들으시고,  많은 대머리분들의 사진을 보여 주셨습니다.

이분들은 모두 유명하고 머리가 좋은 분들인데, 열심히 일하면서 쉬지않고

((brain)를 쓰기때문에 머리가 자랄 틈이 없다시며, 아침이면 수염을 깎는 이유는

잠을 자는 동안 뇌가 쉬어서 그나마 자라는 것이라고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이후 부터 우리 아버지는 뇌를 많이 쓰시고 머리가 좋으신 분이라고 자랑스런 마음으로

아버지를 대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늘 머리에 관심이 많으셨어요. 다섯째 딸로 태어난 나를 어머니는 딸 많은

것이 늘 마음이 불편 하셔서 학교에 다니기전에는 이발소에 데려가 남자 머리로

깍도록 했는데, 어떤날 아버지가 나를 이발소에 맡겨놓고 잠간 나가신 사이에 새로온

이발사가 머리를 짜르면서 내가 남자애 같지 않다고 놀려대며 옷을 벗겨 보자해서

날리를 피우고 우는데 아버지가 들어 오셔서 다시는 머리를 짜르지 않겠다고

버티고 울어대는 나를 집으로 데려와서 다 못 깍은 머리를 다듬어 주시고

그후 부터 중학교 끝 날때까지 손수 짤라 주셨습니다.

평소에 별로 말씀이 없으셔서 늘 어려우신 분이시라 불평도 못하고 내머리를

맡겼습니다.

 

남의 일에 참견을 좋아하는 어떤 지인들을 어쩌다 만나면 내 머리 스타일이 변하지

않는다고 불평(?) 까지 하지만,

스타일을 바꾸었다간 어느세 아버지가 짤라 주시던 식으로 되돌아 옵니다.

늘 이 스타일이 편하고 내 자신이 아무데서나 썩뚝썩뚝 짜를수 있기 때문일겁니다.

같이 일하던 동료들도 일을 그만 두었으니 서로 짤라 주겠다고 수선을 피지만

아직은 내가 직접 하는게 마음편하고 시간도 절략 되죠. 

 

나의의 어린시절 아버지의 대머리 추억이 내가 미용계에 뛰어들게 되었을 꺼라고

나의 많은 고객들은 말했고, 고객중에는 꽤 많은 분들이 대머리 였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기분들이 좋았습니다.  대머리라 반 값으로 해 준대도 손을

저으면서 머리가 적다고 차별 말라고 남들과 똑같은 가격을냈습니다.

남편은 아직도 대머리가 아니니 머리가 나쁜건지 뇌를 않쓴건지 ?

 

 

 

오래전에 마티스가 살았다던 Morocco 의 골목길

Oil on canvas July, 2009

  • ?
    김 혁 2009.08.03 20:18

    김현세 후배님께,

    오랜만에 좋은 내용을 보여주시어 고맙습니다.

    위의 내용이 요지부동이 되었든 것은 이 글을
    우리 홈으로 옮겨 올 때 필요 없는 부분까지
    복사를 해서 붙여 놓았기 때문에 엉클어저서
    그랬습니다.
    맨 위의 3줄과 맨아래의 1줄을 삭제를
    했드니 정상으로 돌아 왔습니다.

    따라서 복사하여 붙이기를 할 때에는 필요 없는
    부분은 제외해야합니다.

    이 내용은 지동회(33회) 후배의 도움으로 고처 놓았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홈에서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
    미강 2009.08.04 00:20
    아하 ,현세님 드디어 좋은 글 그림 올리셨군요 .
    내용이 재미있어 제가 잠시 현세님이된 기분이였지요 .
    에릭이도 많이 컸고 집안이 예쁘게 정돈되었고
    대문도 이뿌고 , 그림은 더말할 필요도 없고
    잘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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