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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전부터 벼르던 행사모임이다. 한 여름이 생일인 큰 아들의 생일 모임을 이번에는 하루 어디 콘도라도 찾아가서 보내 보기로 했었다. 아이들이 모두 대학에서 교수직에 몸을 담고 있다. 방학이라도 연구활동등 제반 일들을 쉬지않고 해야 되기 때문에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 겨우 시간을 내어 일은 성사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는 조금 흐릿하니 선선하다. 큰아들이 우리를 태우고 가고 딸은 고3인 손녀는 함께 못하고 외손자와 내외 둘, 작은 아들은 전주에서 와야 되기 때문에 장소를 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택한 게 중간 점인 대천이다. 피서 철을 조금은 벗어 난 시기라 가는 길은 그다지 붐비지 않는다. 휴대폰이 있으니 길 한가운데 서도 연락이 가능하다. 행담도 휴계소에서 만나기로 하고 달려 본다. 하늘에는 점점이 구름들이 아이들이 장난이라도 펼쳐 놓은 듯 재미있고 신기하다. 행담도 휴계소에 도착, 점심은 평소 음식이 아닌 잡동사니 먹 거리를 먹기로 마음 먹었었다. 언제인가 먹어 본적이 있는 그곳 떡볶기 맛이 잊혀지지 않아서 떡 볶기, 오뎅, 호두과자 등. 그러나 그 곳은 줄을 많이 섰으니 하는 수 없이 식당가에 가보니 면발이 굵은 우동과 육개장이 입맛을 당긴다. 한철이 지난 뒤라 깨끗한 식당 안에 사람들이 알맞게 웅성인다. 좀 있자 딸네 가족이 그 복잡한 인파속에 용케도 찾아 와서 합석을 한다. 그 애네 들은 내가 하려던 떡복이, 만두. 호도 과자등을 들고 나타 났다. 반가운 해후다. 멀지 않은 곳에 살면서도 자주 보기가 힘들고 맨날 보아도 또 보고 싶은 아이들이다. 다시 길을 재촉하여 드디어 도착한 곳이 예약한 대천 해수욕장 근처 콘도이다. 주차장이 좀 좁기는 하지만 찾아 들어간 방은 전망이 좋아 서해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 온다. 특실이라 하더니 이곳에도 조망이 좋은 방이 조금 더 비싸다고 한다. 구비된 편의 시설이 냉장고는 물론 전자렌지부터 방안휴지 까지 전혀 불편함이 없다. 예전에 우리 세 아이들을 데리고 동해안이나 서해안 연포해수욕장등으로 휴가를 갔을 때는 직장에서 마련해 준 차편과 숙박 외에 모든 걸 나 혼자서 밤 늦도록 준비 해야만 했었다. 방 2개에 나누어 잠을 잘 사람은 뒷쪽 방에, 잠 안자고 놀고픈 사람은 전망이 좋은 방. 오랜만에 한방에 모두 모여 오글거리니 재미있고 정답다. 6살 짜리 손자 건우가 현관 입구에 꽂힌 방의 키를 빼면 전기가 나가고 선풍기도 스톱 에어컨도 모두 스톱이다. 한창 말을 안들을 나이다. 오랜 만에 만난 식구들의 관심을 끌어 보려는 행동인것 같다. 언제인가는 그 애도 철이 들겠지...모두 들 참고 웃어 넘긴다. 옥상에 바베큐장이 있어서 그곳에 올라 가서 고기를 구워 먹기로 했다. 생일인 큰 아들이 준비해 온 등심 한우 불고기와 삼겹살을 불판에 올려 놓고 굽는다. 연기가 사방으로 흐트러지며 눈을 따겁게 한다. 평소에 점잔을 빼던 사위와 막내아들이 솔선 그 일을 도맡는다. 숯은 막내 아이가 준비 했단다. 나무결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소나무 갈색 팔각식탁, 붙박이 걸상에 모두 둘러 앉았다. 굽는 대로 따끈한 고기를 큰 며느리가 준비 해 온 상추와 들깨잎 쌈에 얹어 먹는다. 버섯구이도 입맛을 돋운다. 큰아들의 제자네 가게에서 사왔다는 한우고기가 연하고 맛이 환상적이다. 밥은 작은 며느리가 준비한다. 소형 가스렌지에 압력솥밥을 짓다가 바람 결이 세차니 밥이 설것 같다나... 다시 방으로 내려가서 가스렌지에 해 갖고 와서 구색을 맞춘다. 마른 반찬은 딸이 맡았다. 잔 며루치 볶음. 계란말이등을... 작은 며느리는 김장김치와 밥 오징어부침개를 준비 했다. 나는 내가 담근 시원한 열무김치와 오이지 무침을 준비했다. 게다가 맥주를 곁들였다. 즐거운 식사다. 사방이 훤히 트인데다 망망 대해 서해 바다가 앞쪽으로 잘 보이는 옥상이라 더 입맛을 돋은 것 같다. 좀 있으니 사람들이 모여들어 사방에서 숯 연기를 피워 내니 괴로워서 방으로 내려 가야 만 되었다. 이제 케잌으로 생일 축하 파티를 열 차례다. 마침 바닷가니 수산 어판장에 가서 싱싱한 생선회를 떠다 먹기로 했다. 나도 아이들을 따라 차를타고 가 보기로 했다. 역시 바닷가라 조금은 싼지 큰 가자미에 멍게 등 찌게거리까지 넉넉하다. 이제 케이크와 생선회와 막걸리로 생일을 축하 할 차례다. 와인은 병따개를 깜박 안가지고 와서 삼페인은 불발이다. 평소에 전혀 술을 안마시는 아이들이 오늘은 마음 놓고 마시자 했다. 마침 떠온 쫄깃한 자연산 회를 새콤 달콤 매콤한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 보니 맛이 일품이다. 그래도 주량이 약한 우리들은 온 식구가 겨우 막걸리 한병이면 족했다. 생일선물은 모두 간단한 현금봉투로 마음을 전한다. 증명사진을 남겨야 된다면서 주는 사람이나 뱓는 사람이나 모두 파안대소...사진을 찍으면서 박수 '짝짝짝' 모두 즐겁다. 지난 6월. 태양열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건물 냉방에... 버려지는 열을 이용해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연구를 해서 국토 행양부장관상을 수상한바 있는 국립 J대 교수인 막내 아들의 수상을, 가족 모두가 모인 이 자리에서 함께 다시 축하 해 주었다. 마침 친정이 대천인 작은 며느리 사돈 집에서 빛깔 좋은 복숭아와 포도를 각각 한상자씩 보내 왔다. 전주로 돌아 가는 길에 둘려서 사다 드리라며 얼른 금일봉을 작은 며느리 손에 들려 주었다. 막내가 준비해온 폭죽을 터트리기 위해 바다가로 모두 나간단다. 위험하게 생각되어 평소 눈 흘기며 싫어 하던 폭죽을 교수인 아들이 준비했다니 아연실색이다. 아마도 6살 짜리 작은 손주 성화 때문에 준비 한것 같다. 술들을 마신터라 아무도 운전을 할수 없으니 해변까지는 어두룬 길을 한참 걸어 가야 된다며 힘든다고 딸이 말린다. 아침이 밝았다. 서해쪽을 바라보는 방이니 해돋이는 볼수가 없다. 어둠을 벗어 나는 갯마을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김치찌개에 마련된 마른 반찬등과 카레라이스로 조금 늦은 아침 밥을 먹고 짐을 싸들고 책크 아웃. 대천 해수욕장을 가 보기로 했다. 시원하게 펼쳐진 서해안 모래 사장. 한창 성수기를 벗어 난 바닷가에는 적당한 수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이미 수영복을 입고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은 하나도 없고 해상 젯트스키를 타는 젊은이 들이 바닷가의 고요를 깨트린다. 신발을 벗고 조개껍질이 콩처럼 밖혀 있는 바닷가를 맨발로 거닐었다. 막내가 준비해온 비취 파라솔 아래 멧트를 깔고 앉아서 물이 들어 오면 바다 한가운데 뜰 작은 맷트 섬에 앉아서 햇볕을 피하며 서해바다풍경을 한참 동안 눈에 담아본다. 온 발에 잔 모래가 달라 붙으니 손녀 혜원이는 그를 떼어 내려고 털면 손에 붙어 성화다. 고모인 딸이 "나중에 수도물에 가서 씻자" 하고 달랜다.짭자름한 바닷물에 절인 발이 적당히 옥 죄이면서 기분이 괜찮다. 다시 냉풍 욕장 굴을 찾아 세대의 승용차에 나누어 타고 길을 나섰다. 가까운 거리인가 했더니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귀가 길을 생각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리면 안 될터인데... 언제나 나이가 많은 우리가 걱정이 많다. 주변 들녘에는 벼논에는 벼가 한참 푸르다. 산세가 들쭉 날죽인 푸른 산들이 뒤로뒤로 물러 간다. 보령군이라니 코메디안 남희석의 고향이다. 그의 우스꽝스런 하화탈 얼굴이 스쳐간다. 구비구비 찾아 간 냉풍욕장 앞 근처 숲에 앉아서 미쳐 못먹고 가져 온 수박을 펴 놓고 제 가끔 수저로 떠 먹으니 그 맛이 꿀맛이다. 냉풍 굴 안은 에어콘이 무색할 정도로 차고 시원하다. 찾아 오느라고 우여곡절 힘들던 수고가 한순간 달아 난다. 막내가 앞장 서서 그연히 데려온 이유가 충분히 설명된다. 폐광인데 그리 깊지 않고 주변에서 버섯을 키우고 있었는 데 입장료는 무료다. 다시 차를 타고 점심이지만 저녁밥이 된 점저를 하기 위해 한정식 집으로 찾아 갔다. 예약을 안하면 먹을 수 없다는 분위기 있는 집이었다. 개구쟁이인 손자 건우와 한참 애교 만점인 3살 짜리 손녀 혜원이의 재롱을 막간에 보면서 먹는 돌솥밥이 맛깔스럽다. 묵으로 국수가락 처럼 뽑아 낸 도토리 국수무침 맛이 이색스럽다.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이제 막내 아들은 전주로. 딸과, 큰아들과 함께 탄 우리는 서울로 각각 서운한 발길을 돌려야만 되었다. 석양을 바라 보며 돌아 오는 길, 아들은 운전중 졸음과 싸우면서도 무사히 집에 도착, 모두들 무사히 행사를 마쳤다. 이번 행사는 모두 큰아들이 맡아서 모두에게 맡기고 진행하였다. 돌아보니 모두 각자 배분된 준비를 한치 틀림 없이 착실하게 준비 하였다. 모였을 때 화목하여 누구도 분위기를 흐리게 하는 언행 한번 없이 다정하였다. 모두 검소, 근면하여 눈에 거슬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가족간의 화목을 도모한 이번 모임은 아주 성공이다. 일순 행복감이 마음에 그득하다. 부모인 우리는 정말 우리 아이들이 잘 자라 준것에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뿐이었다. 09년 8월 ![]() (서해 대교) ![]() (서해 바닷가의 여명) ![]() (대천의 아름다운 전경) ![]() ![]() ![]() ![]() (바베큐장에서,,,) ![]() (손녀 혜원이) ![]() (왼쪽 외손자 호준, 손자 건우) ![]() ![]() (왼쪽 딸 남이. 오른쪽 큰며느리 진숙(중학교 교사) ![]() (나의 가족들...) |

2009.08.25 08:44
시원한 대천 바닷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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