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아침부터 유리창에 비치는 햇살이 유난히 눈이 부시게 따사롭더니... 어디서 몰려 왔는지 앞집 처마 끝에 앉아서 때 만난 듯 짹 짹 짹 즐겁게 지저귀는 참새 떼들... 하늘은 유난히 드높고 코끝에 스치는 싸늘한 바람은 이제 가을이 깊어 짐을 알려주는듯 귀뚜라미 소리 오간데 없네... 뜰 앞에 철 따라 피어난 구절초, 쑥부쟁이, 개여귀풀 꽃 아주 작은 가을 小菊 꽃들이 화려하지 않으면서 단아한 그들의 자태를 자랑하며 제가끔 피어 있는데... 때를 만난 벌, 호랑나비, 흰나비들 이꽃에서 저꽃으로 서로 시새움 하듯 한 겨울 양식 꿀 따 가기에 여념이 없네.... 키가 큰 감나무에는 설익은 감들이 듬성듬성 잎이 떨어진 가지 사이로 빼꼼히 얼굴을 내어 밀고 언제쯤 제 시절이 찾아 오려나... 궁금들 해 하고... 잎이 누렇게 다 시들어버린 호박 넝쿨에는 늙어버린 둥그런 호박이 가을 햇볕 아래에서 황금색으로 익어서 더욱 풍요롭기만 하다... 물 행주질 깨끗이 하여 햇볕이 잘 드는 대문 앞쪽에 널어 말리는 새 빨간 햇고추가 담긴 큰 광주리 위로 우체부가 던져 주고 간 흰 편지 봉투 속에는 그 누가 보내준 반가운 소식이라도 들어 있으려나..... 홀로히 먹이 사냥에 나선 한 마리 고추 잠자리 따사롭게 내려 쬐는 가을 햇볕 아래 가느다란 마른 나무가지 끝에서 조는 듯 노니는 듯 쉬며 날며 가을 날은 깊어만 간다. (범의 꼬리) |

2009.09.21 14:53
깊어만 가는 가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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