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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4 17:00

가을 들녘 허수아비

조회 수 708 추천 수 10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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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들녘 허수아비                          청초


        눈치보며 잽싸게
        보채던 참새도
        긴 줄에 매달린
        빈 깡통 흔들어 대며
        훠어이~~

        눈 대중 맟추며
        새를 쫓던
        아해들도
        이제 집으로
        다 돌아가고

        추수 끝난
        석양의 들녘에 외로히
        홀로
        삐딱하게 서 있는
        빈 들판의 허수아비

        들판에 익어 가는 곡식들 그득하던
        그 시절
        이를 탐내는 참새 떼들이 날고 앉으며
        애를 먹일 때에는
        어떻게 하면 참새들을 쫓아 버릴까 ?

        빨간 옷 파란 옷
        고개 갸웃 대며 멋진 뉴 훼션 입혀 주더니
        이제 추수가 끝나 버린 빈 들판
        아무도 쳐다 보지도
        거들 떠 봐 주지도 않아서

        이제 추운
        겨울날에 밀집 모자
        베 적삼 베잠뱅이
        여름 철 옷을 걸친채
        빈 들판 지키며...

        오늘도
        고향 찾아 멀리 떠나 가는
        기러기 떼들을
        부러운 듯
        하염없이 바라다 본다.

                                          09년 10월에 











  • ?
    김호중 2009.10.19 10:43
    한동안 중요하고 바쁜 활동을 하다가
    철이 바뀌면서 '할 일 없는 존재'로 바뀐
    허수아비에게 마음을 담아주시니...

    '추운 겨울날에 여름복장으로
    빈 들판 지키며 고향 찾아 날아가는
    기러기 떼들을 부러워하는군요'

    저도 이선배님과 허수아비와 함께
    잠시동안 같은 마음이 되어서
    문득 이역만리 타향에 발묶여사는
    제 모습을 생각했습니다.

    아아, 고향 그리운 가을철.
  • ?
    이용분 2009.10.19 11:51


    지나는 길목 초등학교 교정에
    어린이들이 만든 허수아비 작품 전시회가
    작년에 열리더니 이 가을에 또 열렸습니다.

    여름에는 벼를 붉은 프라스틱 화분에 심더니
    가을이 되어 누렇게 영글었습니다.

    함께 교실에서 듣지는 않았어도 이 학교 선생님들께서
    농촌을 모르고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농사의
    소중함을 가르쳐 주었겠지요.

    쓰고 나서 보니
    우리의 인생사를 그린 것 같아 공연히
    숙연해지는 것 같습니다.

    가을 들녘 지는 석양에 날아가는 기러기떼들은
    공연히 두고온 머나 먼 고향을 생각나게 합니다.

    허수아비가 논두렁에 선 풍경이었으면 더욱 좋았을것을 ...
    김 후배님 이리 공감을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