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20 추천 수 64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낙엽아! 가을 낙엽아!!                      청초  

        너는
        으슴프레 진눈개비 오락가락 하며
        어설프게 춥던
        어느 봄날
        어미나무에서 새 순으로
        뾰족히 돋아나
        연초록 여린 새 싹으로
        세상에 인사를 고했다.

        싱그러운 오월
        온산에 꽃들이 화려하게 피는 계절에
        오직 연 초록색만으로
        꽃들과 겨루다가
        꽃들이 모두 떨어져 버린
        어느 날
        너는 드디어 어깨를 펴고
        온 천지에 각가지 신록으로
        빛 날수 있었다.

        강아지도 하품을 하는
        지루하던
        어느 늦은 봄날
        나무 속 가지에는
        이름 모를 새들이
        잔 나무가지 모아다가 둥지를 틀때
        너는 새들의 그늘과 은신처가 되어서
        깨어나는 어린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면서
        드디어 사는 보람을 느낄수 있었다.

        한여름 무덥고 지루한 날들
        매미가 나무 가지에 붙어서
        긴 여름을 노래하던 날도
        나무는 큰 보람과
        자기가 있음에
        이들이 노래하며
        즐거히 살아갈수 있는거라고...
        기쁨에 온 몸을 가늘게 떨었다.

        무더위 끝에
        느닷 없이 밀어 닥쳐온 태풍에
        곁 가지 부러지고
        심하면 나무가 둥치째 뽑혀 버려서
        그만 삶 자체가 뒤 흔들려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버텨 내어서
        드디어 밝은 햇볕 아래
        그 삶이 지탱하게 되었느니...

        그 그늘 아래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그 시원함과
        아름다움을 칭송할 때
        나무는 이제 마음을 놓고
        그 영화(榮華)가
        아주 영원 할줄만 믿었었다.

        그러나 이제 가을 바람
        선들선들 불어 오더니
        만산이 가지각색
        예쁜 단풍색으로 물이 드니
        그도 시절 따라 옷색을 바꾸고
        어느 비오고 바람 불던 날
        어미 나무에게 이별을 고하고
        힘없이 땅에 떨어진 낙엽이 되어
        어미나무 아래에 누워서 ...

        너무나 고운 색  
        노란색, 오렌지 색
        갈색
        차츰 물들어 가는
        붉은 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처량한 듯 비쳐 주는
        가을 햇볕 아래 누워
        지난 날들을 반추 해 본다

        아 !
        나의 지난 날들은
        아름다웠었던가 ?
        행복하기도 했었던가 ?
        조그만 기쁨으로라도  
        충만 했었는가
        보람 차기도 했었던가...
        하고.

        님 들이여 !!
        제발 부탁 하노니
        가을 꽃 들만 드려다 보지 말고....
        이렇게 예쁜 색으로 변신을 했건만
        이제는 한낱 낙엽이 되어
        휘몰아 치는 가을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며
        길 위에서 나딩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마지막
        사랑을 보내 달라는 듯...
        애절한 몸짓들을 보내고 있다.

                                                 2003년  11월 14일











  • ?
    신윤식 2009.11.04 15:11
    이용분 동문

    멋진 시 감사 합니다. 그런데 궁금한데요 ......작자 "청초"는 누그 시지요?
    혹시 아용분 동문 ! 수필가 이시라 시를 ㅆ셔서......

    본인이면 입이 다물려 지지않게 놀랍고... 아니시면 청초에대한 소게를 부탁 드립니다. 너무 시가 좋아서요...............
  • ?
    이용분 2009.11.04 19:33
    과하신 칭찬 몸들 바를 모르겠습니다.

    지난 번에
    청초수필집 '오랜지 꽃향기는 바람에 날리고...'를
    드린 이용분 맞습니다.
    그 책을 보시면 앞에 모두 소개되어 있는데...

    그래도 호가 '청초' 이고요.
    2003년부터 'Skylark'라 하고 글을 이곳에 써 오고 있었지요.^^
    사진들은 거의 직접 찍은 사진을 쓰고 있습니다.

    이 시는 2006년 11월 10일에 사대부고 총동창회에서 발간한
    서울사대부고 개교 60주년 기념문집 '선농문단'에 실린바 있습니다.

    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77 가을에 턱을 걸고 1 미강 2009.10.31 602
4276 이웃 사촌 이야기 김현세 2009.10.31 593
4275 무제 2 미강 2009.10.31 625
4274 10월의 마지막 날에 3 회천 2009.10.31 925
4273 가을 편지 / 이해인 5 김 혁 2009.10.31 758
4272 창호지 문에 빨갛고 샛노란 단풍잎을 붙여 넣어서. 2 이용분 2009.11.01 608
4271 마음으로 사람을 볼 수 있다면 김 혁 2009.11.01 549
4270 어떤 대학 교수님의 일화 시냇물 2009.11.02 532
4269 오늘의 기쁨 김 혁 2009.11.02 589
4268 '09 10 23 소풍을 마치고 3 신윤식 2009.11.02 865
4267 격려는 세포를 춤추게 한대요 미강 2009.11.03 622
4266 7회 동창회 홈페이지 신윤식 2009.11.03 616
4265 미강씨 1 신윤식 2009.11.03 627
4264 차라리 당신을 잊고자 할 때 / 도종환 김 혁 2009.11.03 656
4263 11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 김 혁 2009.11.03 558
» 낙엽아! 가을 낙엽아!! 2 이용분 2009.11.04 620
4261 이 찬란한 가을이 가기 전에 5 김 혁 2009.11.04 570
4260 [스위스 여행기] (1)[스위스의 인상] 심영보 2009.11.04 655
4259 [스위스 여행기] (2)[Jungfrau산 관광] 심영보 2009.11.04 575
4258 [스위스 여행기] (3)[Matterhorn산 관광] 1 심영보 2009.11.04 552
Board Pagination Prev 1 ...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 358 Next
/ 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