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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름한 참 나무 잎 넓적한 떡갈나무 잎. 뾰족한 솔잎들이 소복히 깔린 산속 오솔길. 가을은 이제 정말 이별을 고하고 이 땅을 떠나려 하는가. 모든 대지에는 어머니의 손길인양 푹신한 갈색의 이불로 덮어주고... 모든 걸 체념을 한뒤에 오는 평화인가... 적막하기만 하다. 여름 내 이글이글한 태양과 겨루어 끈질기게 나무 가지에 붙어서 땡볕을 가리며 그늘을 만들어 주던 그 오기들은 어디에 버려 두고... 오늘 이렇게 사람이 오가는 길 한가운 데에 누워서 긴 잠에 들려 하는가. 그러나 그들은 내년을 기약하는 새순을 가지마다 남겨 놓았으련만 젊은 날 헌신과 봉사로 점철 된 우리들의 삶들... 덧없이 스러져 간 우리 네 인생은 어디서 다시 그 그림자라도 되찾아 볼 수 있을 것인가... 2001년 11월 22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