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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過함은 모자람만 못하다.                         청초

      날씨가 갑자기 춥더니 웬일인지 오늘은 때 늦은 초 겨울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가까운 곳에 점심 외식을 하러 가는 중 우산을 안가지고 왔으면 난감 할 뻔 했다.
      이번 비가 모두 눈이되어 내렸다면 교통체중에 예기치 못할 일도 벌어졌을 터인데
      그나마 다행이다.

      초벌 추위에 잔뜩 오무렸던 단풍 나뭇잎들이 비를 맞고 다시 그 고운 잎을 폈다.
      비가 내리는 중 길건너 촉촉한 늦가을 숲 풍경이 나의 카메라의 눈을 사로 잡는다.
      산수유의 빨간 열매에 빗방울이 매달려 수정처럼 영롱한 빛을 발하고 있다.

      언제인가 전에 글을 쓴바가 있듯이 우리 집에는 금붕어를 키운적이 있다.
      처음에 사다 놓고는 자그마한 이 붕어들이 커지면은 새로 산 어항이 작아져서
      더 큰 어항으로 바꿀 일이 생기겠구나 기대를 했다.
      먹이를 아침에 한번 점심도 주고 저녁에도 주고 아무튼 정성껏 많이 주었다.

      그러나 이들은 우리 기대와는 달리 시름시름 시원찮아져서 힘없이 물위를
      오르 내리더니 차례차례 영결종천(永缺終天)을 고(告)해 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수 없이 이번에는 가까운 모란장에 가서 마음먹고 죽은 놈 대신 좀 더
      팔팔하고 큰것을 사다 보충을 시켜 놓았다. 얼마간은 보기 좋게 활발히 오며
      가며 언짢던 마음을 새롭게 하였다. 마침 한 이틀 집을 비울 일이 생겼다.
      그 말 못하는 미물들이 굶어서 괴로울까봐 미리 좀 둠뿍 먹이를 주고 갔다.
      돌아 와서 보니 그 사이 또 한 마리가 하늘나라 행이라...

      그간의 경험으로 먹이가 과(過)하면은 배가 잔뜩 부르니 잘 움직이지도 않고
      일찍 죽는다는 결론에 이루렀다. 그 후로는 아침에 한번 모자란 듯 먹이를
      주면은 청소를 하듯 이리저리 찾아서 몽땅 먹이를 먹어 버리니 남아서 물이
      썩는 일도 없고 움직임도 아주 활발하였다.

      우리가 아이를 키울 때에도 이쁜놈은 매 한대 더 때리고 미운 놈 떡 한개
      더 주라는 속언이 있었다. 사랑이 과하면 아이를 식충이 바보로 만든다.

      신부의 화사한 꽃분홍색 호접란 꽃을 사다 놓고 심긴 화분이 시원찮아서
      새로 예쁜 화분을 사서 옮겨 심고는 잎을 닦아준다며 요리조리 돌려가며
      보살피다가 실수로 그만 그 중의 꽃망울이 조롱조롱 달린 꽃대 한가지가
      불어져서 에그~~~오호 통제라 !!

      양재 꽃시장에 가서 평소에 키우고 싶어하던 잎이 아주 가느다란 중국에서
      들여 왔다는 금산죽을 샀다. 관음죽 종(種)인데 값이 비싸서 좀 작은것을
      사다 잘 키워 볼양으로 더 좋은 화분에 옮겨 심었다.

      큰아들 아이가 어디에선가 친환경 비료라고 얻어다 준 것을 다른 화분들과
      함께 골고루 흙에 묻어 주었다.
      다른 것은 괜찮은데 유독 이것만을 특별히 더 주고 눈총을 쐈는지 제일 큰
      대공이 시들시들 죽어 간다.

      부엌에서 가장 아끼는 그릇이 이가 더 잘 빠지고 잘 낳으려고 벼루고 난 딸이
      언챙이를 낳는다던가. 무슨 일이든 사랑이 과하면 병을 만들게 마련이다.

      일설에 자식도 너무 정성을 쏟아 키우면은 효도를 못 받는다고 한다.
      고생을 모르고 컸으니 오직 자기 밖에 모르는 에고로 커서 남에게 배풀줄을
      모른다 한다. 적당히 고생도 하고 커야 부모에게 고마움을 안다고 한다.

      매번 경험하는 바이지만 무엇이든 과함은 모자람만 못한것 같다.
      밥도 모자란듯 먹어야 속이 편하고 장수 한다고 한다.

      나이를 먹고 보니 매번 골고루 영양을 갖춘 식단을 만들어서 식사를
      마련하는 일은 은근히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우리가 한참 크던 시절은 6.25 동란을 막 지난 난시(難時)라 최근에 와서는 그
      흔해진 계란 한알 맛 보기 조차도 여간해서는 어려웠다. 좋은 반찬도 별로 없이
      끼니 때마다 된장국에 집에서 시루에 키운 콩나물, 김치나 시금치,나물류등을
      먹고 자랐다.

      그래도 그 당시로는 키도 크고 크는 동안 잔병도 별로 없이 성장한 걸 보면
      그 어렵던 시절 식사가 바로 요즈음 일컫는 그 웰빙식(食)이 아니었나 하고
      마음속으로 그나마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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