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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7 11:22

밤새워 쓴 편지

조회 수 539 추천 수 6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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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검정고시 공부하는 할머니들 방학식 겸
      수료증을 드리는 날이었다..

      어떤 할머니가 눈이 퉁퉁 부어 들어왔다
      어디 아프시냐고 물었더니 ...

      "그게 아니라..어제 밤에 이 편지 쓰느라 밤새 한 잠도 못잤습니다.."


      ***밤을 세워 쓴 편지..***

      선생님들 안녕하십니까?

      편지를 처음 쓰니까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글을 쓸 줄도 읽을 줄도 몰랐는데 이제는 간판도 보고

      남의 이름도 써 줄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복지관 선생님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몸은 어른이지만 눈은 아이들보다 못한 저희를

      가르쳐 주시느라고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날이 업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고생하시면서

      저희를 가르쳐주셔서 항상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부족한 저희를 많이 이끌어 주시고 가르쳐 주셔요

      우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편지를 다 읽고는 펑 펑 울음을 쏟아내신다...

      하늘에서 내리는 함박눈 보다 더 아름다운 눈물을...


           글쓴이   -죤님-







[12월]

글: 강연호


그해 12월 너로 인한 그리움 쪽에서 눈 내렸다
마른 삭정이 긁어모아 군불 지피며
잊으리라 매운 다짐도 함께 쓸어 넣었지만
불티 무시로 설마 설마 소리치며 튀어올랐다
동구 향한 봉창으로 유난히 풍설 심한 듯
소식 갑갑한 시선 흐려지기 몇 번
너에게 가는 길 진작 끊어지고 말았는데
애꿎은 아궁지만 들쑤시며 인편 기다렸다
내 저어한 젊은 날의 사랑
눈 내리면 어둠도 서두르고 추억도 마찬가지
멀리 지친 산빛깔에 겨워 자불음 청하는
불빛 자락 흔들리며 술기운 오르던 허전한 날
잊어라 잊어라 이 숙맥아, 쥐어박듯이
그해 12월 너로 인한 그리움 쪽에서 눈 내렸다.

명심보감
재여가 낮잠을 자고 있을 때 공자가 말하기를,
썩은 나무는 조각을 할 수 없고
썩은 흙으로 만든 담은 흙손질을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