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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아트홀 전경)
  
             庚寅년 신년음악회에 가다                           청초

    큰 아들이 우리 내외를 신년음악회에 초대를 했다. 우리 집 바로 근처에 있는
    성남 아트홀에서 열리는 성남시립교향악단의 2010년의 신년 연주회다.  
    그 애는 신년 년례행사로 인터넷으로 일찍 예약을 해서 준비를 해 놓았다고 한다.
    아들 아이는 평소 우리에 대한 배려가 각별하다.
    교사를 하는 며느리가 며칠간 동남아 푸켓으로 단체 여행을 떠났다.

    세 아이들을 키울 동안 나의 남편은 가정 안에서 노상 최고급 앰프 메킨토시를
    틀어 주어 아이들이 클래식을 비롯 모든 장르의 음악을 듣고 접하게 했었다. 
    그 결과 우리 집에서는 음악은 누구 혼자 즐기는 게 아니라 자연스레 온가족이
    함께 감상하는 가족의 취미로 생활화 되었다.

    해서 우리가족은 음향기기에 대해서는 아주 예민한 귀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성남 아트홀은 모르기는 해도 국제수준의 음향기기를 갖춘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일찍이 정명훈지휘 교향악단의 음악을 비롯 또한 '시크릿가든'의 세계적인
    연주회에도 간적이 있던 터라 익숙한 아트홀이다. 이 때도 또한 아들이 데리고 갔다.
    그 때는 며느리도 함께 했다.

    우리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삼계탕 저녘을 한후 차를 몰아 아트홀로 향했다.
    요 몇 년래 드물게 연속적으로 큰 눈이 쌓이고 추운 날씨에 과연 사람들이 모여
    들까 약간의 의구심을 가지고 조금 이르게 도착을 하였다.

    프로그램을 보니

    베르디/오페라 “운명의 힘”서곡
    베르디/ ‘평화를 주소서‘-오페라“운명의 힘”중에서
    로시니/ ‘나는 이 거리의 만능 일꾼’-오페라“세비야의 이발사"
    슈베르트/세레나데

    푸치니/ ‘음악에 살고 사랑에 살고’-오페라 토스카 중에서‘
    레하르/ ‘입술은 침묵하고’오페라 “유쾌한 미망인”
    요한 슈트라우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슈트라우스/ 봄의 소리
    푸치니/’사랑하는 나의 아버지‘O mio babbino caro' -오페라 “잔니스키키”
    페릴리/ 위대한 사랑
    김민기/ 내나라 내 겨레
    ‘You will never walk alone"   R.Rodgers .
    최명섭/ 그리운 금강산
    스메타나/ 교향시(나의 조국)중 제2곡(몰다우)
    성악가로는 소프라노/루치아 양, 바리톤/서정학, 총 감독 겸 상임 지휘자/김 봉

    이라 쓰여 있다.

    귀에 익은 곡도 있고 낯선 곡도 있다. 나는 음악을 전공하지를 않은 터라 전문가적인
    견해로 쓰지 못함을 밝혀 둔다. 내가 좀 문외한적인 요소가 많아서 무식이 좀 탄로
    나더라도 재미있게 써 보려고 마음을 먹고 이 글을 쓰고자 한다.

    시간이 흐르니 넓게만 느껴지던 홀 안이 차차 사람들로 꽉 채워졌다. 가족 단위로,
    젊은 연인들. 어린이들을 많이 데리고 왔다. 성인은 1만원 어린이와 65세 이상은
    5천원이다. 5천원을 낸 우리는 주민등록증을 보여야 된다나...

    안내 데스크 앞을 지나며 내가 ‘주민등록증을 보여 드리까요’ 했더니 담당
    아가씨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며 웃는다.
    볼 필요도 없이 나이가 초과달성인가 보다. 참으로 유감이다.
    '내가 이렇게 나이를 먹다니...' 둘러보니 우리 부부처럼 나이가 든 사람은 별로
    눈에 잘 띄지를 않는다.

    80여명 연주자들끼리 '낑깽 낑깽' 서로 악기를 조율을 하더니 선임 바이올린 주자가
    먼저 일어나서 청중을 향해 깟닥 인사. 드디어 검정색 연미복을 입은 지휘자가
    엄숙한 걸음걸이로 무대 중앙에 등장 연주가 시작 되었다.

    첫번째 곡이 낯 설다. 두 번째 곡도 낯설기는 마찬 가지다. 다들 잘 아는 모양인지
    곡이 시작되기 전에나 끝난 후에 우뢰와 같은 박수들을 보낸다.
    물론 나도 크게 박수를 쳤다.

    모르는 음악이 나오면 재미가 없으니 무대 위의 그들의 제스쳐에 만 관심이 간다.
    지휘자나 모든 연주자들의 무대 인사는 고개를 깟닥깟닥 가히 좀 웃기게 과장된
    몸짓으로 하는 것 같다.
    한곡이 끝나면 박수 퇴장 ~~ 들어 오면 또 박수~~시작하면 박수~~이렇게 박수만
    치다 볼 일이 끝나려나 보다.

    세 번째 곡은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에서의 이 곡은 익히 들어서 아는 곡이 나오니
    조금씩 분위기에 익어져서 마음이 편안하다. 그 후로는‘푸른 도나우’‘봄의 소리’는
    어린 시절 초등학교 때 부터 운동장에서 노상 들었던 곡이라 처음 시작머리부터
    벌써 그 곡인 걸 알아 차렸다.

    연 초록빛 드레스에 같은 색 잠자리 날개처럼 얇은 초록빛과 보라색 숄을 엇갈리게
    양 어깨에 늘어뜨려 흘러 내릴듯 치장을 한 소프라노 여가수가 부른
    “O mio babbino caro" 에서는 한껏 노래 분위기에 쏠려 안타까운 마음 마저 인다.

    여가수 루치아 양은 해외에서 잘 알려진 소프라노인 것 같은 데 가창력이나 미모나
    스타일이 기대에 손색이 없다. 바리톤 서정학은 크지 않은 몸에 성량도 풍부하다.

    처음 등장 할 때부터 관중석 가운데 길에서 걸어 나오며 노래를 불러 호기심을
    유발 시킨다.무대를 압도하는 코믹한 메너는 어째 테너 김동규를 닮은 듯 유연하다.
    오케스트라 음향 밖으로 튀어 나오는 성량이 시원스러워 놀랍기도 하다.
    어떻게 저리 큰 소리로 발성을 할 수 있을까...

    '나의 조국 몰다우 中에서 스메타나곡'에 이르러서는 음악회가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로 그 큰 홀안의 청중과 무대위의 연주자들이 함께 호흡을 하는 듯한 기분이다.

    소프라노가 부른 그리운 금강산을 감상 할 때에는 머리뒷골이 쭈볏쭈볏 전율이 온다.
    작곡자 최영섭이 이 한곡만으로 일약 유명해진 곡이라고도 하다.
    끝으로 앵콜에 불려 나온 바라톤 가수의 앵콜곡 요한스트라우스의 신나는 행진곡
    '라데츠키'에는 마주 박수를 치며 크게 호응을 하여 청중과 혼연 일체감을 느끼게
    한다.

    청중이 또 다시 욕심 껏 연호하는 앵콜에 지휘자는 무대 뒤로 들어가더니 이제는
    분홍색 드레스에 같은 분홍색 숄을 걸쳐 입은 소프라노 여가수와 테너 가수를 모두
    불러내어 다 함께 허리 굽혀 큰 무대 인사를 올린다.
    청중들도 이들의 노고에 큰 박수로 치하를 했다.

    밖에를 나오니 1월의 차디찬 겨울 바람이 지금까지 우리가 꿈속에 있었음을 일깨워
    주었다.

                                                        2010년 1월 15일

    (마침 라데츠키 행진곡의 동영상이 있기에 실어서 음악을 대신 하니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라데츠키 행진곡의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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