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킨 바둑방 청초 이용분 봄 방학이 끝난 후 개학이 되어 초등학교 교문 앞은 아이들 재잘거리는 소리로 참새 떼들 모양 재잘재잘 거린다. 어떤 어른이 높은 화단 위에 올라서서 바둑을 배우러 오라는 선전이 한창이다. 어린 학생들이 모두 손을 들고 '나두나두' 선전지 한장 얻으려고 정신을 뺀다. 마침 그 앞을 지나다가 그 광경을 본 나도 갑자기 바둑에 대한 호기심이 솟아 배우러 가고 싶어 졌다. 나는 얼마 동안 바둑을 배운적이 있어 항상 바둑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던 터다. 아이들이 바글거리는 그 속을 뚫고 들어 갈 시간도 없기에 그냥 지나 가려는데 마침 어떤 남자가 ‘치킨 ~~어쩌구’ 라 쓰인 종이를 나누어 준다. 나는 어린이 바둑 교실 선전이구나 하고 얼른 한 장 받아 넣고 걸음을 재촉하였다. 나중에 문우회에 도착하고 나니 우선 그게 궁금하다. 그 전단지를 슬그머니 열어 보았다. ‘양념 치킨=000원’ ‘고추장 치킨= 000원’ 나는 순간 '이크~`이마를 탁 쳤다. 이건 병아리 바둑 교실이 아니라 치킨 집 선전지였던 것이다. 현금 영수증 근처 킴스 클럽에 우유와 소소한 생활 용품들을 사가지고 나오는 길이었다. 현금을 지불하고 영수증을 만들기 위해 아들 휴대폰 번호를 대었다. 010-000-6633 이라 번호를 대였다. 이렇게 하면 연말 정산 때 약간의 세금이 감면된다 하여 기회가 되면 그리 한다. 이번 신년초 어느날 큰 아들이 우리를 찾아 와서 함께 점심을 먹다가 "어머니 참 재미있는 일이 있어요. 어머니가 내준 현금영수증 때문에 국세청에서 상금 5만원 짜리가 당첨 되었어요." 하고 휴대폰에 보내 온 문자를 보여 준다. 요새는 하도 전화를 걸어 와 현금 보내라는 사기니 하는 온갖 사기가 만연 해 처음에는 가짜 문자려니 하다가 혹씨나 하고 알아보니 진짜라서 신기하기도 하고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나 싶어 재미 있기도 했단다. "네가 찾아 쓰거라." " 찾아서 엄마 드릴께요 " 잠시 옥신 각신 하다가 결국 내 서제에 T.V 가 망가져 있어서 돈을 더 보태 새로 T.V.를 바꾸어 놓아 준 일이 있었다. 그 후로 더 열심히 현금 영수증을 해 오던 터였다. 집에 와서 우연히 그 킴스 영수증을 드려다 보니 엉뚱하게도 010-000-1234라 찍혀 있는게 아닌가. 그 때 마침 잊은 게 있어서 다시 들어가 물건을 사면서 찍은 또 다른 영수증에도 역시 내가 부른게 아닌 엉뚱한 010-000-1234라 같은 번호가 찍혀 있다. 이 계산원 귀찮으니까 아니면 제 멋대로 누군가 다른 사람 번호에 입력을 시키는 모양인지.... 먼저 나오던 고객이 밀고 나오는 뒤사람 때문에 정신이 산만한 틈을 엿보아 그리하는 모양이다. 어디를 가나 이런 잔꾀를 부리는 무리가 있어 항상 이 세상이 혼탁하다. 여러분도 혹시 모르니 이런 때는 유의해서 다시 드려다 보시기 바랍니다. 깨어진 유리창의 효과 오늘은 6개월마다 예약된 병원에 남편과 함께 혈압약을 타러 가는 날이었다. 분당에서 가기는 좀 먼 신촌 S대 병원이다. 화곡동에 살적에 다니던 병원인데 지금은 멀어졌지만 바꾸지 않고 30여년간 여전하게 다니는 병원이다. 마침 졸업시즌이라 그렇겠지만 지하철 역을 올라와서 Y대 가는 골목길을 가는데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걷고 있는지 원래 비좁은 보도 길인데라 더욱 분비다. 손에 손에 모두 꽃다발을 한 아름씩 안았다. 오늘이 이 학교 졸업식인 모양이다. 한적한 경기도 분당에서 살다가 온 촌로(?)인 우리는 어리둥절하다. 걷다 보니 군데군데 건널목이 있다. 대학으로 들어 가는 찻길로 통하는 좁은 골목길인데 차도 오다가다 몇대 안다니는 길이다. 용케도 모두 신호등이 켜 있다. 본길에 차가 빼곡히 차서 반복하며 가다서다 흐르니 골목길에서 나오는 차는 거의 끼어 들 수 없는것 같은데 사람도 못 건너 가게 빨간 신호는 오래 켜저 있다. 이왕에 골목에서 나오는 차가 못 끼어 들어 갈바에야 사람이라도 건너 가게 할 일이지 수 많은 사람들이 선채 꼼짝을 못한다. 진료시간에 맞춰야 되는 급한 내 마음같아서는 그 몇 m 안되는 길을 펏덕 건너 가 버렸으면 좋겠구만... 문득 유리창 효과가 생각난다. 어떤 빈집에 유리창 한장이 깨어져 있으면 그후로 그집 유리창이 몽땅 깨지는 건 시간 문제이다. 그리고 영낙없이 그집 마당에는 쓰레기 더미가 쌓이게 마련이다. 어디서 왔는지 헌 가구를 비롯 냉장고 깨어진 단지등... 기다렸었다는 듯이 그집 담너머로 버려지는 쓰레기 더미들...집을 새로 짓는사람은 우선 그 쓰레기를 수거하는 데 한추럭 값은 톡톡히 치루어야 된다. 재개발 되어 가는 지역에 빈집에 이렇게 쌓이는 쓰레기를 나는 몇번인가를 본적이 있다. 그러나 집을 짓고 새주인이 오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깨끗 해 진다. 그런데 이건 정말 생각지도 않은 증상이다. 신촌 '형제 갈비탕' 집에서 고기가 푸짐하게 든 갈비탕을 한 그릇씩 사먹고 돌아 오는 길에도 마찬가지다. 금새 무너질것 같은 많은 무리의 사람들이 신기하게도 신호를 지키며 묵묵하게 서 있는게 아닌가. 역시 대학가 골목이라서 그런가... 양옆에 사람들이 주욱 건너편에도 주욱 사람들이 서 있으니 아무도 과감하게 길을 건너려는 사람은 없다. 만약에 누군가가 용감하게 먼저 길을 건넜더라면 어떤 현상이 벌어졌을까... 그간 모르는 사이 우리의 민도가 정말 높아졌구나... 세계 중진국에 들었다는 정부의 발표가 헛소리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2010년 2월 23일 |

2010.02.23 13:53
깨어진 유리창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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