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하여 - 칼린 지브란
사랑이 그대들을 손짓해 부르거든 그를 따르십시오.
비록 그의 길이 힘들고 가파를지라도,
사랑의 날개가 그대들을 감싸안으면 그에게 몸을 맡기십시오.
비록 그 날개 속에 숨겨진 칼이 그대들에게 상처를 입힐지라도,
사랑이 그대들에게 말하면 그를 믿으십시오,
비록 그의 목소리가 북풍이 정원을 휩쓸어 폐허로 만들듯
그대들의 꿈을 산산이 부숴버릴지라도.
사랑은 그대들에게 왕관을 씌워주지만
고통의 가시관을 씌우기도 합니다.
사랑은 그대들을 자라게 하지만
그대들의 가지를 쳐내기도 합니다.
사랑은 그대들의 꼭대기로 올라가
햇살을 받으며 하늘거리는
그대들의 가장 연한 가지를 어루만져주지만,
그대들의 가장 깊은 곳으로 내려가
뽑힐 정도로 뿌리를 흔들어대기도 합니다.
사랑은 곡식 단을 거두듯이
그대들을 자신에게로 거두어들입니다.
사랑은 그대들을 타작하여 알몸으로 만듭니다.
사랑은 그대들을 키질하여
그대들을 싸고 있던 껍질을 날려 보냅니다.
사랑은 그대들을 갈아
흰 가루로 만듭니다.
사랑은 그대들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주물러 반죽합니다.
그런 다음 자신의 성스러운 불에 그대들을 올려놓아,
신의 성스러운 향연에 쓸 성스러운 빵이 되도록 합니다.
사랑이 이 모든 일을 그대들에게 행하는 것은
그대들이 자신의 가슴의 비밀을 알고, 그 앎으로 인해
그대들을 위대한 생명의 가슴 한 부분이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대들이 만약 두려워하면서
사랑이 평온하고 즐겁기만을 바란다면,
차라리 껍질로 그대들의 알몸을 가리고
사랑의 타작마당을 떠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계절 없는 세상,
웃는다 해도 실컷 웃을 수 없고,
운다 해도 모든 눈물을 시원하게 다 쏟아내지 못하는 그런 곳으로.
사랑은 그 자신 말고는 아무것도 주지 않으며,
사랑 말고는 아무것도 취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누군가를 소유하지 않고
또 누군가의 소유가 되지도 않습니다.
* 칼린 지브란Kahlil Gibran(1883~1931)
시인이자 철학자이자 화가였던 칼릴 지브란은 수많은 예언자를 배출한 땅 레바논에서 태어났다.
그가 아랍어로 쓴 작품들은, 그를 아랍어를 사용하는 세계에서 당대의 문학적인 천재이자 영웅으로
추앙받게 했다. 하지만 그의 명성과 영향력은 아랍어 세계를 뛰어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의 시는 2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조각가 로댕이 시인이자 화가였던 윌리엄 블레이크의
작품과 비교했던 그의 그림은 세계의 여러 대도시들에서 전시되었다.
그는 생애의 마지막 20년을 미국에서 살면서 영어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예언자>를 비록해서 영어로
쓴 다른 여러 시집들, 그리고 신비로은 분위기를 풍기는 그의 그림들은 수많은 미국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깊은 영감을 고무시켰다. <예언자>는 20세기에 영어로 출간된 책 중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으로 기록되었으며, 사람들은 이 책을 '20세기의 성서' 라고까지 불렀다.
Isaac Albeniz
Suite espanola No.1, for piano, Op.47, B.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