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무는 강 기슭에서 / 윤여선 -
발간 노을빛으로
화사하게 치장하고 저물어가는
강기슭 푸석이는 갈대의 속삭임 따라 가만 가만히
고달픈 하루의 생 내 던지고
희망 가득 품은
내일이 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니
알 수 없는 절망의 깊이로 파헤쳐진 내 인생길 떠났던
사랑의 소리 기쁨의 소리 행복의 새하얀 꽃신으로
갈아 신고 내딛어오는 기척
아!
이 얼마 만에
감격의 귀한 생이던가
검은 머리 오간 데 없고 무성한 백발로 늙어가도
내일의
인생에 꾸중 들으며
눈물 몇 가마쯤 흘려도 좋와라
살아있는 오늘에 감사히 여기며 반가이 술 한잔
취할 수 있다면 천년만년
산들 어떠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