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

by 김 혁 posted Feb 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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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 - 봄바람이 머물고 간 자리마다 싹이 트고 잎이 돋듯 당신이 걸어온 길마다 꽃이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빨간 꽃 노란 꽃이 어우러진 당신이 그토록 소망하는 기쁨의 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의 새가 재잘거리며 아침을 깨우는 3월의 봄 햇살이 당신의 고결한 눈망울 속에서 은빛 날개로 팔랑거릴 때 서둘러 커튼을 열어둔 창문 꽃병에 물을 채우고 한 아름 여린 봄꽃을 꽂아 봅니다 오늘만큼은 당신과 나 동화의 나라에서 꽃들과 새들과 숲 속의 오솔길을 거닐기로 해요 꿈처럼 구름처럼 훨훨 날아서 파아란 하늘까지 가 보기로 해요 언덕 너머 키 작은 풀꽃에서 아련한 첫 사랑의 향기가 불어옵니다 하늘 한 번 쳐다볼 사이 없이 땅 한 번 내려다볼 사이 없이 나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세월은 빠르고 쉬이 나이를 먹어갑니다 포기하고 잊어야 했던 지난날이 오랜 일기장에서 쓸쓸히 추억으로 저물어가고 있어도 오늘만큼은 당신과 나 나폴나폴 나비의 날개에 실려 꽃바람과 손잡고 봄 나들이를 하기로 해요 메기의 옛 동산에서 철없던 시절의 아지랑이도 만나고, 꿈에 본 옛 애인이 싱그럽게 불어오는 3월의 꽃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