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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5 11:01

일본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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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방문기                          청초

    몇해 전 봄 나는 일본에 여행을 하였다. 나의 막내 아들이 동경에 있는 어떤
    대학교에 유학을 하고 있어서 방문 겸 여행을 했다.

    12박 13일의 여행중 그중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가 찾아 간 어느 봄날,
    2001년 4월 8일 경인가 그 학교 교정에는 때 맞춰 수십년이나 묵은 덩치가 큰
    벚나무에는 일제히 아름다운 연분홍색의 벚꽃들이 만발 해 있었다.
    특히 인상적인것은 우리아이가 살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아파트 옥외(屋外)
    계단 3층에서 때 맟춰 일제히 만개한 벚꽃을 바로 코앞에서 감상한 일이었다.

    일요일에는 남편과 아들과 함께 벚꽂놀이 인파에 파묻혀서 우에노(上野)공원내에
    만개 해 있는 벗꽃 아래에서 하나미(花見)를 나온 일본인들과 이웃하여 앉아서
    준비 해 간 도시락을 먹었다. 동물원과 그 안에 있는 호수와 호안(湖岸)에 있는
    갈대숲과 각양각색의 오리들, 가마우지가 날개를 말리기 위하여 날개를 펼치고
    펄럭이는 광경, 새빨간 주황색의 홍학등 여러 종류의 새들을 보았다.

    벚꽃이 만발한 우에노공원, 호수와 갈대 밭이 보인다. 갈대도 관광자원으로
    보기 좋게 잘 보존되고 있다.가마우지는 남쪽 어느나라에선가 데려 왔을 터인데
    그래도 도망가지를 않고 텃새 모양으로 그곳에 잘 길들여져 살고 있었다.

    그 중에도 홍학의 털 빛갈이 너무나 고운 오랜지빛 선홍을 띠어서 참으로 아름다웠다.
    무엇을 먹여 키워서 저리 색이 고울까 ? 하는 생각을 하였다.

    일본에는 웬 까마귀 떼가 그리 많은지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아침 잠자리에서 눈을
    뜨면서 부터 여기저기서 우짖는 그 음울한 울음 소리를 듣는다는것은 너무나 기분이
    언짢았다.

    도대체 그 새까맣고 큰 몸체가 날아 다니면서 우짖는 울음소리를 어디서나 듣는다는
    것은 마치 누가 죽거나 하는 아주 불길한 일이 일어날것 같은 기분에 휩 쌓이게 한다.
    그러나 그들은 까마귀를 길조로 생각한다니 그도 팔자소관, 모든 게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모양이다.

    까마귀는 아주 영리해서 음식이 담긴 비닐 봉투를 정확히 찾아 뜯어내서 먹이를 먹는다.
    호두 같은 견고한 껍질의 열매는 하늘 높이 날아 올라 갔다가 찻길에 떨어뜨려 깨지면
    유유히 그 속알맹이를 골라 먹기도 한다. 부모를 알아서 유일하게 부모 새에게 효도를
    하는 조류로도 알려져 있다.

    우리는 보통 아침에 눈을 뜨며 맨 먼저 듣게 되는 게 참새 소리인데 거기에 비하면
    한국의 참새는 자그마한 몸집에 `짹짹짹` 명랑한 지저귐에 포르르 나는 게 얼마나
    귀여운가 !

    그곳 물가가 왜 그리 비싼지 지하철 요금도 여간 돈이 들어 가는 게 아니다.
    500엔 하고 참 싸네 하고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돈으로 5000원이니 따지려고
    들면 섯불리 무얼 사거나 어디에 들어가서 라면 한그릇도 사 먹기가 망서려졌다.

    지하철을 탄 사람들의 태도는 너무나 조용하다. 옆사람을 개의치 않고 큰소리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 남자들도 신문도 세번 네번 접어서
    절대로 옆사람의 시야를 가리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우리나라 지하철안에서는 어떤가 하고 자연스럽게 비교를 하게 되었다. 옆 사람의
    입장은 전혀 배려치 않고 무릎사이를 쩍 벌리고 무신경하고 천연덕스럽게 앉아가는
    남자들에 이르러서는... 에그!

    어떤 백화점에 목걸이용 다초점 안경을 사러 간적이 있다. 나도 일어가 서툴다 보니
    자연히 영어로 말을 하니 당장에 영어가 능통한 점원을 부른다. 한눈에 그들이 영어에
    아주 약하고 영어를 잘 하는 고객은 다른 눈으로 보는 듯 태도가 아주 정중하였다.

    슈퍼마켓에 들어 가서 고기류를 사려고 보면 소고기도 100g 단위 부터 아주 최소량
    포장으로 되어 있어서 그들의 경제관념에 대해서도 간접으로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자전거가 대중화 되었다. 전철역에는 우리나라 주차장 모양 고정되 있는 주차시설에
    자전거를 매달아 놓고 지하철을 탄다. 길도 좁아서 웬만한 골목에서는 자가용차를
    갖기는 어렵게 보였다. 지진을 염두에 두어서 그런지 대부분 나즈막한 옛날 집이다.
    길쪽으로 난 나무대문에 예쁜 꽃화분을 매어 달거나 대문 앞에 꽃을 심어서 그
    골목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느낌으로 다가 왔다.

    우리나라 모양으로 지끈지끈 헐어서 새로 집을 짓는 광경은 눈을 씼고 보아도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집안팍을 가꾸고 이웃을 배려하며 사는
    그들의 조신한 심성이 전해 짐을 느낄수 있었다.

    아들이 학교에 간 사이, 우리는 週中에는 하도버스를 타고 닛꼬(日光)에 갔다.
    버스를 내리자 야생 원숭이들이 슬슬 눈치를 살피며 우리에게 다가와 쳐다본다.
    산세가 우리나라와 비슷하여 도무지 이방이라는 생각을 못 느끼다가 원숭이를
    보는 순간 이곳이 일본이구나 하는 느낌이 확 들었다.

    높은 산에서 단계별로 시원스럽게 떨어지는 폭포수를 보기 위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주 낮은 계곡으로 내려가서 구경을 하는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보통은 지상에서 위로 올라가는데 올라 가지않고 지하로 내려가니까...
    단 몇초 동안 타는 엘리베이터의 승강료도 아주 비쌌다.

    그 다음 일요일에는 아들과 함께 하꼬네(箱根)에 후리패스를구입해서 전철, 로-프카.
    앞으로도 가고 뒤로도 가는 전진과 후진을 하면서 조금씩 천천히 가파른 산을 기어
    오르는 궤도 열차를 탔다. 이른 봄의 각양각색의 꽃이 아름답게 피어있는 산 등성이의
    경치를 요모저모 흥미있게 내려다 보면서(가다보니 개인 집 정원도 엿보고) 올라 갔다.

    다른 사람들은 관광버스를 타고 아주 쉽게 이곳에 올라 와 있었는데 우리가 더 다양
    코스로 찾아 온것 같았다. 오른후 山頂에서 부글부글 끓는 유황재 속에 읶힌 검은
    계란을 사서 먹었다. 산에 올라 가서 보니, 온 산이 검 회색 빛갈의 진한 화산재가
    팥죽 끓듯이 부글부글, 코를 찌르는 유황 냄새로 가득하다,

    산에서 내려와서 그 산을 올려다보니 온 산이 여기저기 유황 연기에 휩쌓여 있어서
    모든 산에 마치 일제히 불이 난것 같다. 과연 일본이 화산국 이라는게 실감이 났다.

    귀로(歸路)에는 하꼬네에 있는 커다란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고 돌아 왔다.
    그 다음에는 급경사가 진 산등성이에 있어서 계단을 한참을 끙끙거리면서 올라
    가서야 있는, 갈대로 울타리를 친 노천 온천탕에서 온천 목욕을 하였다. 그러나
    전해지는 말대로 남자와 여자가 더불어 목욕을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여행을 떠나기 전 부터 벼르던 후지산...
    유감스럽게도 비도 오고, 날씨가 안개도 자욱이 끼어 먼 경치가 구름에 가리워서
    그 유명한 후지산(富士山)은 끝내 볼 수가 없었다.

                                                  2005년 4월 18일
    (사진은 한국동물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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