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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나무를 적시며 물었다 / 유리바다 이종인 -

비가 나무를 적시며 물었다 시냇가에 살면서도 목마른 너의 삶이 하도 궁금해서 내려왔다고 나무가 비를 안으며 말했다 흐르는 물에 내 사랑 비출 수 없고 뿌리째 몸을 적셔도 물살에 스치는 인연이 아파 채울 수 없는 목마름에 산다 어쩌면 너의 욕심이 아닌가 세상사 다 그러하거늘 땅은 영원하여도 하나뿐인 목숨 진정한 사랑이 욕심일 수는 없다 수많은 이야기 수많은 노래가 있을 뿐이다 목마른 사랑이 잎으로 돋아나고 가지를 뻗어가며 입을 벌릴 때마다 나는 너에게 약속으로 내리겠다 하늘의 이야기로 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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