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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06 18:04

초여름의 꿈 / 황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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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여름의 꿈 / 황동규 - 긴 겨울 눈에 주저앉은 비닐하우스가 생시처럼 여기저기 널려 있는 꿈 깬다. 초여름에 겨울 꿈을 꾸다니! 프로이트에 의하면 진짜 꿈은 다 개꿈이라지만, 꿈의 출구에 삶의 입구 표지를 붙일 수는 없다. 새벽길 나서니 길섶 흥건히 젖어 있고 먼동 트는 하늘에는 금빛 별 무리 땅에는 은빛 별꽃 무리 별꽃, 석죽과의 막내 꽃, 별빛 한 줄기 줄기는 별꽃잎의 하트형이라고 초여름 새벽이 일러준다. 지금 뛰는 가슴도 하트형이다. 가라. 그냥 가라. 별꽃이 삶의 이마에 뜰 때까지, 삶의 출구가 꿈의 입구로 열릴 때까지. 가라. 그냥 가라. 별꽃이 아니면 또 어떠리. 이 세상 어디엔가 꽃이 눈뜨고 있는 길이면, 초여름 새벽을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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