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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나에게 들꽃이 되고 싶다고 / 유리바다 이종인 -

누가 나에게 들꽃이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야기만 들어도 나는 어느새 바람부는 빈 들에 차분히 서 있는 나를 보게 됩니다 실타래처럼 얽힌 상념의 세월을 털어내며 작게 흔들리는 들풀과 꽃들의 소박한 이미지에 오늘 하루 나를 맡깁니다 들려오는 것은 오직 하나 끝없는 사랑의 속삭임 뿐 여지껏 손에 쥐고 있었던 무거운 짐 내리고 내 영혼에게 내 인생에게 참 미안하다고 고백하는 순간 오래도록 아파하던 나는 사라지고 단단히 뿌리박힌 이름없는 들꽃이 되는 것을 어찌합니까 해마다 그 자리에 꽃피어 난다는 약속을 부여받는 자리에 기뻐서 온몸이 떨리는 것을 어찌합니까 ♬...Memory / Richard A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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