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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후 귀가 저녁을 먹고 밤 느지감치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런데 집안 어디선가 퀴퀴한 냄새가 나는 게 아닌가. 어디서 날까 이리저리 살피다가... ‘아. 참,' 순간 지난 번 생일을 치른 뒤 덮어 두었던 냄비의 된장찌개가 쉬어서 부엌 음식 쓰레기통에 쏟아 버린 게 생각났다. 음식 쓰레기 버리기는 남편 담당이나 그는 이미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는 내가 늦은 시간에 이런 걸 버리려고 밖에 나가는 걸 아주 싫어한다. 그래도 어쩌랴. 냄새의 원천을 버려야지... 아침이 되었다. 남편이 내게 묻는다. “집에서 이상한 냄새 안나?”^^ “그래요, 이상한 냄새가 나서 나는 당신이 잠든 사이 오밤중에 음식 쓰레기를 버렸지요“ 그러자 남편이 말했다. 어제 낮에 내가 외출하고 마침 바람이 세게 불기에 화분에 들깻묵 비료를 좀 주었단다. 들깻묵을 쌀 뜬 물에 오래 썩혀서 그 물을 물과 희석해서 화분에 주면 좋은 비료가 되지만 그 냄새는 정말 참기에 역겨운 냄새다. 내가 외출한 사이 그 물을 화분에 주었던 것이다. 그의 꽃에 대한 사랑은 가히 가족사랑 급이다. 2011년 6월 ![]() 아이구 깜작이야. 생일 가족 모임이 있던 날 생긴 일이다. 작은 며느리가 양란 꽃 화분에서 손녀 혜원이에게 개미 한 마리를 잡아준다. 생일이라고 정성스레 꾸며 거실에 놓아 둔 양란 화분에 개미가 사는 모양이다. 전주에 살지만 역시 아파트에 사니 개미도 신기한 대상인 모양이다. 순간 땅을 밟지 못하고 크는 손자들이 안스럽다. 자세히 드려다 보니 화분주변에 개미가 득실댄다. 이건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닌 것이다. 개미는 사람을 물어 아주 성가신 벌레들이다. 우선 급해서 나온다는 말이 바로 옆에 있는 큰 아이에게 'F킬러' 를 뿌리라' 하자 즉시 뿌렸다. 일상적으로 쓰던 살충제 대명사가 'F킬러'라 그렇지 그건 유성이라 식물에겐 죽음이다. 그 장소에 식물성 살충제도 함께 있었는데 무심결에 입에 붙어서다. 그리하여 그걸 뿌리게 되었다. 큰 아이도 놀랬을 것이다. 개미 없애기만 생각했지 꽃 생각은 미처 못 했을 터이니까...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순간 나는 놀래서 아무 소리도 못하고 즉시 끙끙 화분을 수돗가에 들고 가서 물을 뿌리고 휴지로 정성껏 닥아 주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 꽃은 죽었구나... 하고 놀랜 마음과 아쉬움이 뒤섞여서 마음이 아리다. 그 꽃은 차차 죽어 가겠지 생각 하고 볼 때 마다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꽃이 피고 이파리도 싱싱하다. 오늘 아침에도 꽃송이 끝에 이슬을 머금고 초롱초롱 피어 있다. 응급처치가 주효한 모양이다. 이꽃을 사면서 잘 키워 보려고 처음에 마음을 먹었었는데... 이꽃이 끝까지 잘 살기를 마음속으로 염원 해 보는 아침이다. 2011년 6월25일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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