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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9 15:49

비 맞은 촌 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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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맞은 촌 닭들... 원제 ( 비가 오는 날 아침 )            청초

        이른 아침
        비가 오기에
        꽃무늬 우산을 쓰고
        가을에나 신으려고
        신장에 넣어 두었던
        봄 구두
        빨간 구두를 꺼내 신었다.

        우산 밑으로 후려치는 빗줄기에
        먼지 묻은 구두가
        깨끗하게 씻겨져서
        좋아 했더니
        사나운 비 바람에
        그만 옷까지
        다 젖고 말았네...

        큰 거리
        건널목을 건너려고
        급한 마음에
        길가에 바짝 붙어 섰더니
        위세 좋게 지나가는 차들이
        찻 길에 고인 물과
        쏟아지는 빗 물을
        한꺼번에 흩 뿌려 주고 달아나네...

        비가 오니
        너도 나도 모두
        좁은 우산속에
        몸을 웅크린채 종종 걸음들...
        별수없이
        쫄딱 비 맞은
        나무 밑의 촌닭들 처럼
        풍신이 없어지네...

        그래도 좋아 할 것들도 있지...
        街路에 놓인 화분의 꽃들
        보드불럭 밑에 답답하게
        뿌리가 갇힌 나무들
        탄천에 사는
        잉어와 붕어들이겠지...

        아 ! 또 있지,
        우산장사.
        냇가에 심어놓은 버드나무가
        바람에 휘말려서
        신들린 舞姬들처럼
        긴 머리카락 좌우로 흔들면서
        저절로 어깨 춤들을 추고 있네

        이들의 춤사위는
        성이 나서 흐르는
        흙탕물 따라
        신이 나서 일까 ...
        괴로워서일까...

        그래도 그칠줄을 모르고
        세차게 내리는
        빗 줄기...

                                                    2003년 7월 27일






( 참고 )

양계장에서 닭장 안에 넣어서 보살피면서
키우는 닭 말고
시골에서 그냥 뜰에 놓아 먹이는 닭은
비가 와도 개의치 않고 먹이를 찾던가
몰려 다니거나 하다가
비가오면 털이 다 젖어서 나무 밑에 옹기 종기 모여서
한 다리는 들고 졸기도 하고 서로 꼭꼭 털 고르기도 하고....
그들의 풍신은 말씀이 아니지요.^^
비가 오니 그 정경이 연상이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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