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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언제 장마 비가 그리 내렸냐 싶게 뜨거운 한낮의 매미 소리가 한가로운 여름날이다.지난 수요일은 너무나 정신 못 차리게 쏟아지는 비 때문에 교통이 마비되고 내가 탈 분당선 지하철이 선능역에서 침수되었다 전한다. 후배와 통화를 해서 오늘 수업을 할지 어쩔지 의논을 했으나 교수님과 통화가 되지 않는다. 그냥 무조건 나가보기로 했다.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 바닥에 빗물이 흥건하다.차가 떠나면 물이 뒤로 흐르고 서면 앞으로 흐른다. 전철 칸 안에 물이 고이다니 감전은 안될까 은근히 걱정이 된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들고 온 우산에서 떨어진 빗물인가 의아했는데 후에 생각해보니 전동차가 물에 잠겼던 모양이다. 한 차례 수중 전을 치른 듯 정신이 하나도 없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비의 피해가 더욱 더 심해져 우면산를 비롯 서울 근교의 피해가 알려 지면서 인명 피해도 70여명으로 속속 전해진다. 없어서는 안 되는 생명수인 빗물에 수도 서울이 최악의 수해를 당하다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우면산의 경우는 너무나 심하게 이루어진 주먹구구식 난개발 때문이란다. 어느 핸가 평창동에서도 똑같은 사태가 벌어졌던 걸로 기억한다. 미리미리 알고 대처를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춘천지역에 봉사를 갔었던 20대 안팎의 인하대생들의 희생은 우리의 놀란 가슴을 쓰라리게 한다. 겨우 입시 지옥에서 벗어나 이제 막 꿈을 펼치려던 그들의 어이없는 희생. 정말 죽음에는 서열이 없다는 걸 말해 주는 일대 비극적인 사건이다. 일부 회원들이 지각들을 하기도 했지만 우중에도 거의 출석을 하여 수업은 잘 이루어졌다. 오늘 날 사람의 수명이 백세를 바라보게 된 것은 현대문명이 만든 최고의 업적이다. 그러나 경제적 준비가 없이 맞은 장수는 더 할 수 없는 비극이라고 한다. 늙었다고 자식이 부모를 위하여 끝없이 무엇인가를 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은 더 할수 없는 착각이라고 한다. 요즘은 노인이 공경의 대상이 아니라 공격의 대상이라고 한다. 전철 안에서 자기 아기를 만졌다고 팻드병으로 노인을 때린 이야기는 너무나 충격적이다. 아무리 아기가 예쁘더라도 남의 아기는 함부로 예뻐할 일이 아니라는 교훈을 안겨주었다. 함께 노인이 무시당한다는 생각을 심어 주기에 충분하다. 아버지가 100세를 살면 아들이 70세 그 아들이 40세가 된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70세를 맞은 아들이 얼마나 여력이 남아 100세 노인을 보살필수 있을까. 생각하면 요원한 이야기다. 선진 외국에서는 진즉 이를 예견하고 노인 복지 시설이나 요양시설을 갖추어 실행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뒤늦게 이를 실현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아직은 유교적인 개념이 머리에 각인된 사람들이 얼마나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이들 시설에 응해 선듯 갈 사람들이 몇이나 있을까 싶다.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건 나다"라는 말은 그 옛날 장자가 한 말이란다. 나를 소중히 알자. 매일 거울을 드려다 보면서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멋지다. 어쩌면 나는 이리 멋져!" 라고 웨쳐 보란다. 그러다 보면 없던 자신감도 생긴다고 한다. 이는 물론 우리를 가르치는 교수님 말씀이다. 그러나 나는 매일 거울을 드려다 보면서 "어찌다가 이리도 늙었노?" 한다고 말하여 좌중을 웃겼다. 그나마도 정신이 아직은 말짱 할때 열심히 책도 읽고 자기의 취미대로 그림도 그리고 서예도 하고 노래도 불러 젊은 세대에 뒤지지 말아야 한단다. 노래를 시키면 언제나 18번이 '두만강 푸른 물에 노젖는 뱃사공' 만을 고집스럽게 부르면 안된다고 한다. 새로운 노래에도 귀를 기울여 배워야 된다고 주장을 한다. 그러다 보면 아울러 치매도 예방이 된다고 한다. 딸이 보라고 권하여 얼마전 "남자의 자격"이란 T.V. 프로를 보았다. 그냥 평범하게 살면서 늙어온 사람들이 늦은 나이에 자기가 지닌 숨겨진 재능을 발휘하여 재주껏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나는 왜 그리 눈물이 나던지. 일명'청춘합창단'인원 40명 모집에 삼천명이 지원하여 그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었다. 이는 세계적인 흐름인 추세인 것 같은데 드디어 우리 주변에서도 실현 해 보려는 움직임이 일어난 것이다.지금까지 살기 위해, 아이들을 키우고 가르치기 위해 온 평생 지켰던 직업에서 풀려나 진정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문득 사람은 잘 살았던 못 살았던 궁극적으로는 처절하고 슬픈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그 늦은 나이에 자기의 존재감을 새삼 알고 싶어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았다. 갑자기 전에 내가 쓴 자작시 한편이 떠오른다. 그때만 해도 10년전 이야기라 그후 내가 살아온 과정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가저 보지 못 한것에 대한 갈망. 청초 "트리그네프의 첫 사랑" 을 미처 읽기도 전에 그냥 그렇게 세월은 가 버렸다. 박경리의 " 土地 " 한 질을 갖기를 원했건만 그도 가져보지 못한 채 눈이 그만 어두워져 이제는 소용이 없게 되어 버렸다. . 요사이는 " 앙드레지드의 좁은 문 "을 읽었는지. " 안톤 체홉의 短篇集 " 을 읽었는지가 문제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항상 배고픈 아해 처럼 읽어보지 못한 것에 대한. 갖어 보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이 내 마음속에 상존 해 항상 도사리고 있어... 낭만과는 이미 너무나 멀어진 이 나이에. 어릴 때 엄마 젖이 모자란 어린 아해처럼 항상 갈증을 느낀다. 젊은 여러분께서도 아이들의 참고서 사주기에만 급급하지 말고 눈이 좋아서 읽을 수 있을 때... 燈火可親 이 좋은 가을날에 마음에 드는 책을 한권이라도 손에 들고 자기의 속마음이 풍요롭게 살찌우도록 열심히 읽기를 권하노니... 나이를 먹으면 좋은 옷을 입어도 별로 빛이 나지 않듯이 곱고도 고왔던 비단 수실이 그 세월에 좀이 먹혀서 ... 예쁜 색깔 들이 하루하루 빛이 바래 버려서 ... 모르는 사이 어느 날 그 본바탕의 색깔 마져 희미해져 버리듯이... 젊은 날 우리의 마음을 그토록 낭만에 빠져들게 하던 그 愛戀한 감성이 그만 사그라져 버려.... 안타깝기만 하다. 어째서 그럴까 !!! 그것은 우리의 삶이 이미 소설 이상으로 드라마틱했기 때문이리라. 2002.11. 9 이글 중에 '트르그네프의 첫 사랑' 은 큰아들이 사줘서 읽을 수 있었다. 모든 소설에도 그 실체가 있다고 한다. 아버지가 사랑하는 여인을 아들이 사랑한 조금은 비극적인 이야기이었다. 박경리의 소설 토지 한질은 역시 이 시를 읽은 큰 아들이 잊지 않고 사줬지만 눈이 시원찮아 아직 다 읽지 못했다. 그냥 갖고 싶었던 보석을 지니 듯 지니고 있으란다. 잘 쓰던 못 쓰던 새삼 내가 글을 쓰기를 잘 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어떤 의미이든 각자 나름대로 인생을 살아 갈 자기만의 참 재주와 의미가 부여되어 있다. 한번뿐인 자기의 인생을 최선을 다 하여 잘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되새겨진다. 2011. 7. 29 ![]() ![]() ![]() |

2011.07.29 15:06
뒤 늦게 찾는 인생의 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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