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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그대에게 가렵니다 / 정일근"- 가을이 오면 기차를 타고 그대에게 가렵니다 낡고 오래된 기차를 타고 천천히 그러나 잎속에 스미는 가을의 향기처럼 연연하게 그대에게 가렵니다 차창으로 무심한 세상은 다가왔다 사라지고 그 간이역에 누구 한 사람 나와 기다려 주지 않는다 해도 기차표 손에 꼭 잡고 그대에게 가렵니다 그대가 기다리는 간이역이 이미 지나쳤는지 몰라도 그대 이미 저를 잊어버렸는지 몰라도 덜컹 거리는 완행기차를 타고 그대에게 가렵니다 가을이 나뭇잎 하나를 모두 물들이는 무게와 속도로 그대에게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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