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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편지 / 예닮 김정숙"-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이 터질 것 같은 밝은 빛살의 구월 편지가 바람의 몸으로 구름 타고 이마 위에 넘실거리며 국화 향기로 배달됐을 겁니다 저 새털구름이 정처 없이 흐르듯 우리 인생도 한순간도 멈출 수 없다는 듯이 온갖 아름다움으로 솜털처럼 가볍게 하늘을 수놓으며 가슴을 열어 놓는다면 참 좋겠습니다 구월 편지 한 장에 마음이 설렙니다 희비 喜悲가 교차하는 것 예 있으니 담장 밑 채송화도 분꽃도 떠날 자리 알고 있네요 이슬 머문 여름 자릴 찾기엔 땅끝 울림에서 구절초가 피워냄을 느끼고 있으려니 언덕 위에 해바라기도 뜨겁게 먼데 하늘보고 고백의 향기가 열기로 한창입니다 계절이 바뀐다는 거 또 다른 도약을 꿈꾸는 겁니다 마음이 자꾸 바빠져서 당신에게 전하지 못한 소중한 진심 이 가을에 구월의 편지에 당신의 안부 띄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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