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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와 나그네 / 어신 이재복"- 바람의 아우성을 즐긴다. 갯냄새 짭조름한 햇살에 바래져 하얗게 떠나보낸 율동 비워지는 대롱에 채우고픈 그리움을 어스름 해질녘이면 숨어드는 철새의 가슴앓이가 살 비빈다. 나그네 눈길이 머무는 순간마다 기억 이랑에 심어야할 흔적 가슴을 쓸어내리는 푸른빛이 마르고 갈색 바다의 끝에 토라진 삶의 닻줄을 풀어버려도 되돌아온 상념의 포말은 살아있음에 무수한 숨구멍을 남긴다. 거꾸로 향하는 하늘 바다에 차마 떠날 수 없음이 어느 가슴엔 회한으로 어느 가슴엔 희망으로 개펄에 깊이 곤두박질한 머리가 파래진다. 그건 황폐해진 육신의 몰골이 아닌 기다림의 말뚝이 버티는 찰나의 휴면 내일을 준비하는 약속의 시간이 푸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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