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해 끝없는 호기심으로...

by 이용분 posted Nov 1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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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을 향해 끝없는 호기심으로...          청초


        이 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가면
        어떤 세상이 보일까...

        낮은 곳이 싫어서
        올라가 보리라.

        그 곳에는
        일찌기
        남들이 보지 못하는
        다른 세상이
        보일터이니까...

        오직 한 가지 소망을
        이루기 위하여 ...

        벼랑 같은
        갈파른 담벽도 제치고
        여름내 끈기 있게
        어떤 길로 갈까 이리저리 궁리 하며
        뻗어 가던
        담쟁이 덩쿨.

        그의 희망은
        더 높은 곳
        하늘을 향해서
        끝 없는 호기심으로
        늙은 나무에 엉겨 붙어서라도
        기어히 높게 오르고 싶었던
        담쟁이 덩쿨.

        남들이 감히 범접을 못하는
        깎아 지른 낭떠러지
        바위 틈새에 뿌리를 내리고
        오직 올라가야 된다는 일념으로
        돌 벽에 붙어서 올라가던
        담쟁이 넝쿨들.

        이제
        지난 여름 날
        햇볕을 향해
        환하게 미소짓고 환호하며
        의기양양 뻗어 가던
        그 윤기나게 푸르고
        씩씩하던 잎새 들의
        기상은 오간데 없고...

        가을이 되니
        힘없이 지는 꽃잎들 처럼
        먼저 떨어져 간
        잎들 몫까지 해주려는 듯
        심줄처럼 돋아 있는
        억센 줄기 끝에
        끈질기게  매달려
        예쁘게 단풍이 든

        담쟁이 덩쿨의 마지막 잎새.


                                                         2003년 11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