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큰 나무 가지 속 사람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아주 높은 곳에 남아 있는 빈 까치둥지. 훤한 들녘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가 곧은 미루나무 허리 중턱 동네 어귀가 잘 보이는 언덕 위 어쩌다가는 고압선 꼭대기에도 까치는 둥지를 짓는다. 부러진 가는 나뭇가지 얇은 비닐 철사 조각 등을 가리지 않고 소중히 모두 입으로 물어다가 암수가 힘을 합쳐 열심히 집을 짓는 그들을 우리는 사랑한다. 이제 어미를 조르던 어린 것들은 모두 커서 떠나 가 버리고 잎이 모두 떨어져 버린 발가벗은 겨울나무 가운데 덩그러니 남은 까치둥지 아직도 그 부모 새는 그 근처를 떠나지 못하고 오늘도 겅중겅중 서성이고 있다. 물색 없는 먹이 습성 때문에 이제 반가운 새에서 해로운 새로 사람들의 기대에 어긋나 경원시 당하고는 있지만... 그 옛날 전화가 생기기 전 동네 어귀에서 까치들의 반가운 지저귐은 한때 귀한 손님이 올 것이라는 소식 새로 우리의 귀여움을 받았었지. 애뜻한 부부애와 따뜻한 보금자리의 상징으로 남은 비어 있는 그 둥지를 우리는 아직도 변함없이 사랑한다. 둥그스럼하게 둠성둠성 지은 아담한 그 까치의 둥지는 추운 겨울 앙상해진 나뭇가지 사이에 남아서... 오가는 사람들의 꽁꽁 언 마음을 오늘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고 있다. 2007년 12월 20일 |

2012.01.08 14:37
비어 있는 까치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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