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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3 17:53

사랑의 대물림

조회 수 556 추천 수 6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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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대물림                                       청초

    겨울 날씨답게 날씨가 제법 춥다. 우리 집 뒷곁을 흐르는 실개천이 꽁꽁 얼어
    붙었다. 지난 가을 뒤늦게 피었던 갈대가 몰아치는 찬 겨울바람에 힘없이 흔들
    거리며 을시년스런 겨울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그래도 햇볕이 비치는 곳 둠성둠성 어름이 녹은 사이로 '졸졸졸' 제법 큰소리를
    내면서 냇물이 흐르고 있다. 동지가 지나면 새로운 해가 시작한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설득력을 갖는다. 낮의 길이도 노루꼬리 만큼 길어진것 같다.

    아파트 단지내 낙엽이 진지 얼마 안된 목련나뭇가지에 벌써 꽃망울이 조롱조롱
    지금이라도 곧 피어 날듯 돋아 나 있다. 미끄러운 어름판 위서 아이들은 추위도
    잊었는지 제가끔 무어라 고함을 지르며 즐겁게 놀고 있다.

    만나기로 한 한참 나이가 아래인 우리 아이 또래의 교우가 뒤 늦게 도착했다.
    며칠 만에 보니 반가운 마음에 손을 덥석 잡았다. 그런데 손이 어름장 처럼 차다.
    안스러운 나는 나머지 한손을 마저 쥐었다. 얘기를 나누며 한참을 그러고 있었다.
    그러자 그의 손이 차차 온기가 돌며 따뜻해진다.

    그제사 손을 놓으며
    “장갑을 꼭 끼고 다녀야 되겠네...^^”
    “장갑을 꼈는데도 그래요.^^”
    “그래, 체온이 찬 사람도 있지...^^”

    좀 있자 내가 맑은 콧물이 주루루 흐른다. 뒤미쳐 다른 쪽 코에서도 또다시
    콧물이 주루륵 흐른다. 나는 그가 모르게 슬그머니 휴지로 콧물을 닦았다.
    나이가 많으니 조그만 온도 변화에도 몸이 바로 예민하게 반응을 한다.
    남을 사려하는 자그마한 일도 결국 몸이 튼튼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추운 날 밖에서 돌아 오면 연탄을 때서 따끈한 아랫목에 깔아 놓은
    자그만 아랫목 이불을 비키면서 "어여 여기 앉아라." 하면서 두손을 잡고 녹여
    주시던 나의 할머니 생각이 떠 올라 나도 모르게 그런 행동을 하게 된것 같다.
    우리 할머니가 뿌린 자그만 불씨가 이렇게 오랜 세월 뭍혀 있다가 다시 내안의
    불씨가 되어 되살아 난것같다.

    나는 아이들이 우리 집에 다녀 가면 언제나 모두에게 차비를 들려준다. 자동차
    기름 값이라고 명목을 붙인다. 그 애들이 가난하거나 가엽서서 그러는게 아니다.
    어느 날 바쁜 중 짬을 내서 나를 차로 문우회에 데려다 주는 큰 아들 차안에서
    극구 사양하는 그 애에게 돈을 건네 주면서
    "돈이라는게 어찌보면 마음을 혼란스럽게도 하고 더럽다고도 하지. 그러나
    눈에는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마음을 표현 하는 방법이 돈이란다.

    사람들이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에도 어쩔수 없이 위로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주지.
    그러니 내가 주는 이 작은 돈은 내가 너에게 주는 나의 작은 사랑의 표현이다."
    "어서 받아라." 하고 들려 주곤 한다. 그러면 그애는 돈의 일부를 되 돌려주면서
    "이건 아들의 사랑의 표현입니다.친구분들과 맛있는 거 사드세요" 한다.

    예전에 내가 친정에 다니러 갈적엔 무어 고기근에 과일이라도 꼭 사 가지고 가곤했다.
    돌아 올때면 눈을 끔적 하면서 우리 어머니가 바지 안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돈을
    몇장을 꺼내 아무도 모르게 내손 안에 꼭 쥐어 주곤 하셨다. 나는 그 돈을 못이기는
    척 받아 들고 오면서 마음속으로 얼마나 어머니의 크고 따뜻한 사랑을 느꼈었는지...

    내가 그리 하는 건 그에 대한 작은 사랑의 대물림이다. 그 애들도 후에 엄마
    생각을 할 때면 내가 심은 작은 씨앗들이 사랑이라는 열매로 맺을 것이다.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에게 영원히 잊히지도 않고 저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따뜻한 그 사랑을 우리 애들도 느낄게 분명하겠지 하고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기쁨이 넘친다


                                             2012.1.10









  • ?
    김 혁 2012.01.15 11:07
    이용분 동기님,
    나는 작년말부터 고열이 나서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중입니다.
    다행히 지금은 열이 내렸습니다. 초금 더 가료한후 퇴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
    이용분 2012.01.15 21:43
    김혁 동기님

    그러셨군요.
    큰일 날번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여행을 가셨나 하였습니다.

    1월 몇일엔가 김혁님께 문자를 드렸는데
    답신이 없으셔서 너우 궁금하여서
    임동호님께 전화 드렸었는데 아무 소식이 없으셔서
    마음조리며 궁금 해 하던 차입니다.

    저도 요즘 집안이 어수선하고, 겁도 좀 나고 하여서
    임동호님께 다시 전화도 못드리고 걱정만 하던차입니다.
    좀 차도가 있으시다니 천만 다행입니다.

    어서 빨리 쾌차하시기를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