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577 추천 수 8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안개낀 날의 달                                             
두번째 사진은 교회의 천정 등불 /Photo by 미강






    

가끔 살짝 몸살 앓고 싶은날


 




가끔 친구들과 모여 웃고 떠들고 싶은날


 


 


 

꼭 해야하는운동


 


내가 고등 학교1학년때  내짝은 이름이 춘강 였다


춘강이는 지금의 인사동에 살고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었다고 춘강이 아버지는 춘강이에게  참으로 예쁜 시계를 사주었다


모든 반 친구들이 춘강의 시계를 부러워 했다


 


시계를 찬 애들의 손목은 유난히 예뻐보였다


나는 노는시간에 내 짝인 춘강의 시계좀 차보자 하니 그래 하고는 시계를 풀러 주어


 그 예쁜 시계를 잠깐 차 보고 무심하게도 그냥 필통에 놓아두었다


 


조금후에 춘강이가 내시계 어디갔느냐고  찾는데 ,  기가막혀 어쩔줄을 몰랐지만


시계는 오간데가 없다 .소문은 삽시간에 우리학년에 다 퍼졌다


 


난리가났다  훈육 선생님이 와서


모두 조용히 눈을 감으라 하고 시계를 가져간 사람은  눈을 뜨면 된다


아무런 죄도 묻지 않고 벌도 안 줄테니


눈만 살짝 뜨란다  .그때의 그 조용한 순간은 평생을 못잊은 순간이다


한참 커서생각하니 그 훈육선생님은 나를 얼마나 주시했을까


혹 내가 눈을 뜨나 해서 .....


 


그래도 눈뜨는사람이 안 나타나서


  그 선생님은 나를 교무실로 오라하고는 살살 달랜다


 솔직하게 훔쳤다고 말만 하면 다 용서를 해 준단다 


 


나는 너무도 흐느끼며 춘강의 시계를 훔치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날 학교가 끝난후에


나는 춘강이의 집에 찾아가서 어쩌면 좋으냐고 무지하게 또 울었다 


 


그렇게 울고있는데 하필 어떤 멋찐 남학생이 저 골목 끝에서 이리로온다 


나는 내 모습이 너무 챙피해서 죽겠었다


그래도 무지하게 울었다


나는 울면서 생각했다  저학생이 S 고교 다닌다는 춘강이 오빠인 가부다  


눈물을 통해 보이는  그는 얼마나 멋있어 보이고 젊잔은지 


 


왜 그러냐 묻지도 않고 춘강의 집으로 들어가는데 


나는 너무도 부끄럽고 너무도 챙피 했다 


 


나는 집에가서 아무말도 못하고 고민만 하다가


다음날 학교에 갔다 .  점심시간에 누군지 뛰어와 나를 부르며 춘강의 시계가 판매부에


있으니 빨리 가보자고 하여


 


한 무리의  친구들이 모두가 다리가 찢어지도록 복도를 지나 아래층 판매부로  달려 갔다


가서보니 얼굴이 둥글었던 판매부 아줌마가 시계를 주면서


그 시계가 왜 여기에 있는지는 모르나  하여튼 가져가거라 한다


 


나는 그시계를 꼬옥쥐고 함께 뛰어갔던 친구보다 더많은 친구들과 함께


다시 교실로 뛰어와 춘강이에게 주었다


 


시계를 훔친애는 내 눈이 퉁퉁붓고  하도 우니까  불쌍하고


하루는 가지고 있다가 양심상  괴로워 판매부에 슬쩍 두고 간것이 였을꺼다 .


 


그렇게 훔치지도 않고 누명을 썼던 어린 시절의


추억은 잊을수가 없다


 



어른이 된 후에도 도둑질이 아닌 일로라도  


공연히 오해를 받을 때가 있다


자신이 이유없이  


그렇게 오해를 받는 걸 아는 동안은 참으로 괴로운 순간이다

 


 




보통 사람도 또한 두려워하라.
보통 사람을 두려워하면
천박하다는 말을 듣지 않는다.

채근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