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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4 14:52

춘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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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 설

      체 밑에서 떡가루
      떨어지듯
      보슬보슬 내린 춘설이
      밤 사이
      온 세상을
      하얀 떡가루로 덮어 놓았다.

      어려운 시절들을 살아 온
      우리라서 그런지
      이 눈이
      시루에 백설기를 만들려고
      준비해 놓은
      쌀 가루로만 보인다.

      까치설날인가
      착각을 한
      까치들만이
      겅중겅중
      눈위를 뛰어 다니고 ...

      미끌어질까봐
      조심들을 하는지
      산등성이 오솔길에는
      아직
      아무도 발자욱을
      남기지 않았다.

      추위를 모르는
      아해들만이
      때를 만난듯이
      넓은 학교 운동장이 좁다 하고
      소리 지르며
      뛰어 다니고 있다.

      아주 옛날 어린 시절
      저들 모양 천방지축 뛰어 다니며
      눈송이 둥굴려
      꽁꽁 언 손으로
      호호호
      크고 작은 두개의 눈 덩어리
      뭉쳐놓고 ...

      숱으로 삐딱하게 눈을 만들고
      솔 가지로 콧수염 붙여 놓고
      세수대야 모자 씌워
      한 옆에 세워 놓고선
      동생과 눈싸움을 하며
      즐거히 뛰어 놀던 시절 ...  

      그 어느 때였었을까
      우리들에게도
      그런 날들이 있었긴 하였던가 ....
      문득
      그 옛날
      코 흘리개 시절로 돌아 가 보고프다.

                                         08년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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