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약속 / 受天 김용오" -
사람이
늙어 간다는 것은
외로운 길을 들어섰음을
내가 인지하는 시기라 해야 할 것이다
외로운 길을 들어섰다는 것은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헐벗고 굶주린 이들을 위해
나누어 주어야 한다는 순환기적인
삶을 배양키 위한 하느님께서
마지막으로 내게 내리는 은총이자
약속이라 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빈손으로 가야하는 약속에선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 있다
가진 것들을 내려놓음에 있어
그 어떠한 생각에 이유를 들어서도
아니 될 것이며 해야 할 또 하나는
나로 인해 주위를 아프게 했던 것들을
수확을 앞둔 농부의 그런 마음가짐으로
용서를 구하며 모두를 거두어들이는
일이라 해야 할 것이다
이 얼마나
고옥한 약속이라 하지 않을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