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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하나 숨기고 산다 / 고은영 내 가슴엔 성숙하지 못하여 미숙아로 남아 눈물샘이 된 어리디 어린 사랑이 하나 있다 가난한 쪽배에 방향의 갈피도 없이 부는 바람처럼 가슴 시린 불안하고 안타까운 염려와 근심으로 뭉쳐진 사랑 하나 있다 바라만 보면 어여쁘고 유리잔처럼 투명한 전류로 가득한 사랑 하나 있다 내 영혼을 팔고 내 끊는 심장으로 짚신 하나 짜 주어도 좋을 죽어도 죽지 못할 안타깝고 애처로운 사랑 하나 숨기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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