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만금 방조제를 가 보다. 청초 새만금 방조제는 생각보다 길고 길 양쪽으로 왼쪽은 내수면, 민물지역이고 오른쪽은 짠물, 서해 바다라고 한다. 내수면 영역이 얼마나 넓은지 그 끝이 보이지를 않는다. 메꾸어서 땅을 만들려나... 언제인가는 우리 나라지도가 바뀔날이 오겠지 생각되었다. (새만금방조제 [-防潮堤] 전라북도 군산시와 고군산군도, 부안군을 연결하는 방조제로, 길이 33.9km이다. 새만금간척사업의 1단계 사업으로 건설된 방조제로, 1991년 11월 16일 착공한 후 19년 동안 2조 9천억 원을 들인 대장정의 공사 끝에 새만금 방조제가 준공되어 2012년 4월 26 일 완공. 세계에서 제일 긴 방조제라고 한다. Naver에서...) 일직선으로 똑바로 뚫린 길이 어찌나 긴지 먼 저 앞쪽에 아지랑이가 낀것 같기도 하고 길이 물속에 잠긴것 같기도 하여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가는 길에 ‘해넘이’라는 곳에 잠깐 쉬어 구경도하고 사진도 찍었다. 다시 차를 타고 관문을 통과 어떤 포구에 찾아 들었다. 낚시가 취미인 아들은 바다낚시 하는 걸 지나칠 수는 없는 모양이다. 덕분에 포구 속 깊이 차를 몰고 들어가 남들이 낚시 하는 걸 구경하기로 했다. 며느리는 차안에 있고 우리는 두 야생 망아지 같은 아이들을 이끌고 방파제에 올랐다. 방파제는 노폭이 4m정도 양쪽은 깊은 바닷물이 출렁거리고 있다. 개구쟁이 건우는 미쳐 말릴 틈도 없다. 겁도 없이 잽싸게 깎아지른 방파제 끄트머리에 턱 걸터 앉는다. 순간 '어이구, 저를 어째!' 얼마나 가슴이 조이던지... 그 와중에 건우는 낚시 대를 가지고 와서 우리도 낚시를 하자며 조른다. '어찌 되려고...!' 우린 잠시 머물고 두아이 손목을 꽉 쥐고 이끌었다. 그리곤 재빨리 차에 올라탔다. 오는 길은 군산 건너편 부안 쪽으로 돌아 가기로 한다. 그 길도 끝도 없이 먼길이다. 뒷자석에 앉은 남편에게 콘디션이 어떻냐 물으니. 자기는 지금 꿈을 꾸는 듯 천국이란다. 그리 소란을 떠는 손자들의 모습이 재롱으로 보이나 보다. 허기야 보고 싶은 막내 아들이 태워주는 차에 손자들이 그득히 옆에 있으니 그게 인생의 최고의 행복이 아니겠는가... 미리 저녁을 예약을 해 두었다는 한 정식 집에서 연잎에 싸서 찐 연밥을 먹고 맛있는 동동주도 한잔 마셨다. 거나해진 아들대신 이번에는 며느리가 운전대를 잡았다. 바로 가까운 '덕진공원'에 야간 물쇼를 보러 가잔다. 좋은 생각이다. 운전대를 잡았으면서도 뒤쪽에 앉은 두 아이에게 연신 무어라며 참견을 하며 신경을 쓴다. 식물이 밤이슬 맞고 크듯이 아이들은 엄마의 잔 소리를 들으며 크고 영글고 성숙한다. 공원에 도착했다. 깜깜한 밤이다.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에 맞추어 총천연색 물줄기가 밤 하늘을 향해 요동을 치듯 춤을 춘다. 연잎이 무성한 위에 놓인 출렁다리를 건너 못 한가운데 정자에 자리를 잡으니 좀 있자 물쇼는 끝이 난다. 물위 정자 아래 난간을 내려 다 보니 입이 어린아이 주먹은 들어 갈만한 엄청 큰 잉어들이 우굴우굴하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과자 부스러기를 먹으려 몰려들어 아이들의 애를 달군다. 생각 해 보니 오늘 하루 자동차도 원 없이 오래 탔다. 아들 며느리 둘의 공손하고 다정한 접대도 받았다. 우리가 이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부모인 것 같았다. 다음 날 아침이다. 오늘은 전날 예매 해 놓은 같은 버스편으로 집에 돌아 오기로 되어 있다. 아침이면 보통 손녀가 조용하게 책을 읽는 시간인 모양이다. 우리 때문에 너무 수선을 떨다가 부엌의 엄마한테 한마디 꾸지람을 들은 모양이다. 우리 방에 들어 오더니 침대에 머리를 파묻고 엉덩이는 하늘로 쳐 들고 마치 고슴도치 모양 얼굴을 들지를 않는다. 손녀는 아주 자존심이 강한 아인가 보다. 간지르며 아무리 웃길려 해도 풀어 지지를 않더니 제풀에 느그러져 여전히 '해해해' 강총강총 애교를 부린다. 오늘 아침, 건우는 어제 고단해서 못 쓰고 자버린 일기를 써야 된다. 우리에겐 큰 사건인 방조제 이야기가 빠지고 맨나중 물쇼와 붕어에게 먹이를 준 얘기를 쓰고 페이지 중간에 (끝)이라 썼다. 내가 새만금 방조제 이야기가 빠졌다고 덧 붙여 쓰라니 그만하면 됐단다. 아이들은 아무리 시켜도 그 나름대로 제가 더 중요하고 하고 픈 이야기가 있게 마련이다. 그를 인정하며 서서히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큰 아이로 키우는 명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그를 위해 애를 쓰는 작은 며느리가 행복 해 보이면서도 안스런 마음이 든다. 늦은 밤, 며느리와 식탁에 마주 앉아 어떻게 아이를 다루어야 할지, 내가 아이를 키울 때 행했던 여러가지 경험담과 실천했던 여러 얘기를 들려 주었다. 며느리와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이곳을 떠나기 전 아들의 직장인 전북대학교를 방문키로 예정 하였다. 큰 건물 1층 교수실 제 각각 팻말이 붙은 기다란 복도 중간에 아들의 교수연구실도 있다. 사방에 둘러있는 책장에 무수한 연구서적이 우리의 시선을 압도한다. 부디 열심히 연구도 하고 후학을 키우는 유능한 교수가 되기를 격려했다. 이제 작별을 할 시간이 다가왔다. 가족 모두 버스터미널에 나왔다. 손자 건우와 손녀 혜원이는 우리가 탄 버스가 떠나기 직전까지 몇번이고 오르 내리며 아쉬운듯 석별의 정을 표시한다. 참으로 귀엽고 사랑스런 아이들이다. 돌아 오는 길은 일찍 나선 덕인지 별로 막히지 않고 수월하게 집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남편이 힘든 투병 뒤 오랜만에 다녀 온 여행이다.정말 꿈같이 흘러간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2012.5.28 ![]() ![]() ![]() ![]() ![]() ![]() |

2012.06.01 22:04
새만금 방조제를 가 보다. (끝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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