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햇볕이 좋아서
바람이 좋아서 눈물날 줄
예전에는 몰랐다네
어느 시인이 그랬다지
*'누가 내 이름 부르면
유년의 토방집 골방으로
울러 갔다 말해 달라'고
나도 어디론가
펑펑 울러 가고 싶다네
누가 내 이름을 부르면
젊은 날의 다락방으로
울러 갔다고 말해 주게
삐걱이는 계단을 오르면서도
그때는 내 영혼이
얼마나 자유로웠는지 모른다네
살아오며 군데군데
접혀있는 삶의 페이지가
문득 견딜 수 없어
그냥 울러 갔다고 전해 주게
*허영자 시인의 시 [울러 가다]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