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내리는 아침. 청초 밤새도록 아파트 우수 관을 통해 쏟아지는 빗소리가 요란하다. 빈 쌀독에 쌀을 쏟아 붓는 소리처럼 마음이 푸근하다. 얼마나 애태우면서 바라던 비인가. 아침이 되자 뒤 곁에 흐르는 개천을 내려 다 보았다. 그 가물던 나날들... 물 마른 개천 바닥에 맨 땅인 양 성하던 잡초들이 황토빛 물결에 쓸리어 모두 하류를 향해 너울거리고 있다. 목마르던 나날들... 어느 날 실비가 조금 내렸다. 나는 한 밤중에 앞 발코니 커다란 창문을 열고 헐떡 거리는 물속 붕어처럼... 습기를 머금은 밤공기를 한것 들여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멀리서 개구리들의 합창 소리가 ‘개굴개굴’ 끊어질 듯 이어지면서 들려오는 게 아닌가. 그 가물던 날씨 속에 끈질긴 생명력으로 버텨내던 그 개구리들도 이제는 자유러워 졌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비는 자식을 쓰다듬는 자비로운 어머니의 손길처럼 아직도 온통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있다. 다리위로 빨간 우산 파랑 우산을 쓴 사람들이 유유히 건너고 있다. 그 아래에는 누런 황토물이 힘차게 흘러간다. 이 얼마나 평화로운 정경인가. 올 농사도 대풍이 들고 치솟던 야채 값도 좀 누그러 질 것이다. 2012.7.6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