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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6 12:07

비가 내리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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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내리는 아침.                         청초

      밤새도록 아파트 우수 관을 통해 쏟아지는 빗소리가 요란하다.
      빈 쌀독에 쌀을 쏟아 붓는 소리처럼 마음이 푸근하다.
      얼마나 애태우면서 바라던 비인가.

      아침이 되자 뒤 곁에 흐르는 개천을 내려 다 보았다.
      그 가물던 나날들...

      물 마른 개천 바닥에 맨 땅인 양 성하던 잡초들이
      황토빛 물결에 쓸리어 모두 하류를 향해 너울거리고 있다.

      목마르던 나날들...
      어느 날 실비가 조금 내렸다.

      나는 한 밤중에 앞 발코니 커다란 창문을 열고
      헐떡 거리는 물속 붕어처럼...
      습기를 머금은 밤공기를 한것 들여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멀리서 개구리들의 합창 소리가
      ‘개굴개굴’
      끊어질 듯 이어지면서 들려오는 게 아닌가.

      그 가물던 날씨 속에 끈질긴 생명력으로 버텨내던
      그 개구리들도
      이제는 자유러워 졌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비는 자식을 쓰다듬는 자비로운 어머니의 손길처럼
      아직도 온통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있다.
      다리위로 빨간 우산 파랑 우산을 쓴 사람들이 유유히 건너고 있다.

      그 아래에는 누런 황토물이 힘차게 흘러간다.
      이 얼마나 평화로운 정경인가.

      올 농사도 대풍이 들고
      치솟던 야채 값도 좀 누그러 질 것이다.

                                                                
                                                                201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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