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흐르는소리> 9 퀘벡에서

by 회천 posted Jul 0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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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슬비 내리는 퀘벡주 의사당 앞 튤립 화단에서
  


     <세월이흐르는소리> 9 퀘벡에서

  2차 대전 중 나치독일이 침공하자
네덜란드의 율리아나 여왕은 캐나다로 망명하였다.

망명지 캐나다에서 여왕이 출산을 하게 되었는데
네덜란드의 법에 의하면 왕위 계승자는
“반드시 네덜란드 국내에서 출생한자” 이어야 한다.

캐나다 정부는 여왕이 입원한 오타와 시민병원 부인과병동을
임시 특별조치로 네덜란드 영토로 지정하여  
네덜란드 왕실의 고민을 해결하여 주었다.

그때 태어난 아기가 현 배아트릭 여왕이다.
종전 후 네덜란드 왕실은 감사의 표시로
매년 1만 송이의 튤립구근을 보내 두 나라의 우의를 다지고 있다..

해마다 5월이 오면 이 네덜란드 발 튤립으로
오타와를 비롯한 퀘벡 몬트리올 등 동부 지방의 도시 에서는
성대한 튤립 페스티벌이 열리고  
화사한 튤립 꽃이 온 거리를 덮는다.

퀘벡은 도시 전체를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별 모양의 성곽으로 둘러 쌓인 오래된 역사도시이다

1608년 프랑스의 탐험가 사뮤엘 샹프랭이 퀘벡을 처음 개척하여
북미의 주요 프랑스 식민지가 되었는데
소위 7년 전쟁에서 프랑스가 영국에 패하여
1759년부터 영국이 식민 통치하게 되었다.

그러나 인구의 90%가 프랑스계인 퀘벡코 (퀘벡인)들은
언어를 비롯하여 프랑스의 전통과 문화를 간직하고
프랑스향기가 물씬한  프랑스풍의 거리를 만들었다.
.
Upper town의 메인 스트리트 뤼 생루이 (Rue St-Louis)를 관통하여
Lower town의 옛 프롬나드를 왕래하는.
관광마차 카레슈(caliches)는
퀘벡의 고풍스러운 거리분위기를 한층 높혀주는 명물이다.

르네상스 양식의 중후한 주 의사당 옆으로 뻗은
그랑달레 (Grand-Alle’e)거리에 나가면
밤의 조명이 아름다운 레스르랑 까페 클럽 등이  줄지어
파리의 샹제리제 를 연상시킨다.

17세기 건물들이 즐비한 프띠 샹프랭 골목은.
골동품 기념품 가게 들이 몰려있어
여행자는 꼭 들러야 하는 케벡판 인사동 거리인데
한 작은 파스타 식당의 안내판이 발길을 잡는다.
메뉴에는 한글과 영어만 적어놓고
동양삼국의 국기를 마치 무슨 순위처럼 찍어 놓았다.
한 중 일 순서로~

가랑비처럼 흣날리던 봄비가 제법 굵은 비바람으로 바뀌어
여행객의 발길이 뜸하여 지는데도
거리의 화가 거리의 악사들은
우산 속에 처연히 앉아 손님을 기다린다

메로디는 경쾌 하였지만 어쩐지 애잔한 페이소스가 흐른다.
인생살이의 고달픔을 알 만큼 살아온
나이든 세월의 미망 인가~
            

         2012..7.      회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