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동창 모임에 가려고 분당선을 내려 도곡역에서 3호선을 갈아탔다. 비교적 한가하던 전동차 안이 점점 붐벼진다. 오늘 따라 복잡한 사람들 사이에 많은 외국인들이 끼어 타고있다. 요즘처럼 더운 날에는 옷도 짧고 얇게 입어서 같은 한국인들끼리라도 몸이 스치는 일은 아주 괴롭다. 그런 중에 어떤 남자 외국인이 거의 내가 앉은 자리 앞까지 밀려 들어 왔다. 에어콘이 들어 왔지만 많은 사람들이 타니 쾌적한 분위기는 아니다. 그 와중에 가까이에 온 남자 외국인과 아주 뚱뚱한 여자 외국인이 두어 사람건너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가만히 들어보니 “무슨 리따”“00리노” 보아하니 스페인사람이거나 이태리사람인 것 같다. 호기심이 동한 나는 그 남자 외국인에게 말을 붙였다. 정면으로 보니 옛날 이태리 남자배우‘롯사나 부릿지’를 많이 닮은 미남형이다. "Where are you come from?^^" 못 알아듣는다. 다시 "What country are you come?" 드디어 알아들은 모양이다. “Spain." 하더니 서로 말을 나누던 뚱뚱한 여자를 가리키며 ”She came from Mexico." 한다. 그녀가 나를 보더니 살짝 친근한 미소를 보낸다. "You are use same language?" 했다. 예전에는 멕시코가 스페인의 지배하에 있었기 때문에 스페인어를 쓰는 걸로 나는 알고 있다. “Several years ago I went Spain, too. Madrid" 하고 말 했다. 나는 실제 마드리드를 여행한 적이 있다. 그 나라 거리가 너무나 깨끗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는 그리스 비행장에 내려서 터어키 이스탄불을 경유 에짚트 여행 마지막 길에 스페인을 가게 되었다. 아침 산책길에 상인이 거리를 우리의 방 빗자루와 같은 고운 비로 안방 쓸듯이 깨끗하게 쓰는 걸 보고 그들의 청결정신에 문명국이구나 하고 은연중 감동을 받았었다. 마침 다음 역에 내리게 되어 있어서 내가 일어서며 사람 틈에서 그녀를 끌어당겨 내 자리에 앉게 했다. 처음에는 미국인인 줄 알고 내 옆에 앉은 어떤 지긋한 아주머니와“옛날 미국인의 표본 식단이 잘 못 되어서 고기를 많이 먹어서 저렇게 뚱뚱해 졌다”고 말을 하고 있던차 그녀가 너무 힘들어 보이기에 내 자리를 양보하기로 마음 먹었던 것이다.그녀가 영문을 몰라 굳이 사양을 하기에 그녀를 무안하지 않게 하려고 좀 비만형인 나를 가르키며 “You are Heavy like me^^. I left here next station. take easy." 그녀를 이끌어 앉혔다. 그녀는 실제 나의 두 배는 되게 뚱뚱하다. “Are you couple?" 했더니 “No, No, his wife is over there.^^" 한다. ‘음 부부는 아니었구나...’ 일어선 나는 그 외국인 남자 옆에 서게 되었다. “You are handsome^^. Are you travelling, or business?" 못 알이 듣는 모양인지 특유의 몸짓을 하며 무에라 ”$%^& $#@?“ 한다. 이번에는 내가 못 알아듣겠다. 즈그 나라 말인가 보다. "How long do you stay here?" 이번에도 “%$#&*” 뭐라고 하는데 내가 못 알아들었다. 우린 서로 쳐다보며. "We are broken English...^^" 하며 빙그레 웃었다. 그 와중에 나는 그녀에게 한마디 한국어를 가르쳐 주었다. “When you meet Korean you say first...'안녕하세요.' Follow me.'안녕하세요.'" "Are you OK ?" "Remember, 안녕하세요. Don't forget, bye bye"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유쾌하게 웃는다. "You have a nice day^^" 그 미남도 웃으며 “Thank you!" 한다. 지하철역 한 구간은 짧다. 곧 도착을 해서 나는 내렸다. 그들도 역시 영어가 서툴다. 그들에게는 부끄럽지 않았다. 만약에 그 전동차에 영어를 썩 잘하는 사람이 타고 있었다면 갑자기 이건 정말 망신이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뒤늦은 후회를 한들 이미 때는 늦었다. 그들이 자기 나라에 돌아가서 한국에 대해 즐겁고 유쾌한 인상을 갖게 되었다면 이 짧은 외교활동?은 성공인 셈이다. 2012.7. 7 ![]()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317 | 이창(異窓)과 새벽 장마비 소리 | 이용분 | 2012.07.19 | 617 |
2316 | 사랑은 아름다운 손님이다 /김정한 | 김 혁 | 2012.07.21 | 540 |
2315 | 예쁜꽃 | 미강 | 2012.07.23 | 504 |
2314 | 이게 다 누구 때문인가 / 김동길 | 김 혁 | 2012.07.23 | 498 |
2313 | 참으로 멋진 사람 | 김 혁 | 2012.07.23 | 551 |
» | 짧은 외교 | 이용분 | 2012.07.24 | 588 |
2311 | 아침 햇살에 큰 감동을 느껴보자 | 김 혁 | 2012.07.24 | 583 |
2310 |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 L. A. 세네카 | 김 혁 | 2012.07.25 | 578 |
2309 | 꿈꾸는 일에는 늦음이 없다 | 김 혁 | 2012.07.25 | 582 |
2308 | '에어콘' 키세요? | 이용분 | 2012.07.29 | 555 |
2307 | 세월은 아름다워 / 유안진 | 김 혁 | 2012.07.29 | 534 |
2306 | 사랑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 윤수천 | 김 혁 | 2012.07.29 | 523 |
2305 | 꽃 | 미강 | 2012.07.30 | 534 |
2304 | 영화같은 실화 "인연" | 김 혁 | 2012.07.31 | 589 |
2303 | 커피 한잔의 여유 | 김 혁 | 2012.08.01 | 517 |
2302 | '야곱신부의 편지'(핀란드 영화, 74분) 소개 | 심영보 | 2012.08.02 | 558 |
2301 | 마음을 만져줄수 있는 사람 | 김 혁 | 2012.08.03 | 572 |
2300 | 부메랑 / 현탁 이윤숙 | 김 혁 | 2012.08.04 | 604 |
2299 | 꽃이 너무 예쁩니다 | 미강 | 2012.08.06 | 525 |
2298 | 용서의 기쁨 / 이해인 | 김 혁 | 2012.08.06 | 547 |